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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프리즘] 인공지능은 N차원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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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1-29 23:51:16 수정 : 2020-01-29 23: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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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원 도로 차선·교통량 제한 / 미래 이동수단 3차원화 발전 / 4차 산업혁명 핵심 빅데이터 / ‘다차원 벡터’로 급속하게 변환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0에서 항공과 지상에서의 이동수단을 결합한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이때 그는 “하늘길에서 새롭게 펼쳐질 현대자동차의 신개념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은 끊김 없는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고 인류를 위한 진보를 이어나가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보면 미래 이동수단이 공간적으로 3차원화해 발전한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기존의 2차원 평면 위의 도로는 차선과 교통량에서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이렇게 4차 산업혁명을 맞아 기술의 발전이 1차원 세계에서 다중(N)차원 세계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김정호 카이스트 석좌교수 전기전자공학

보통 먼 거리를 연결하고, 공간이 좁을 때 1차원 선으로 두 점을 연결한다. 고속도로가 그렇고, 철도가 그렇다. 여기에 더해서 전기 에너지를 공급하는 송전선과 데이터를 주고받는 신호선도 1차원적인 선 구조이다.

하지만 공간적인 안정성을 추구할 때, 매일 생활 속에서 경험하는 구조는 2차원인 경우가 많다. 식사 테이블, 책상, 노트북 컴퓨터에서 스마트폰까지 대부분 2차원적으로 평평한 2차원 평면 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손바닥, 발바닥도 평평한 2차원 평면을 이룬다. 이렇게 일상 생활 속 구조가 2차원인 것은 지구 중력과 관계가 있다. 중력과 직각인 평면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반도체의 구조와 생산공정이 2차원적이다. 그 이유는 반도체 공정인 리소그라피 공정에서 극자외선(EUV) 평행광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레이저나 태양과 같이 멀리서 오는 빛은 평향광이다. 반도체 공정에서 빛을 이용해서 판화 작업을 하는데 이때 반도체 표면과 수직인 방향으로 빛을 받는다. 이러한 감광작업에는 포토레지스트라고 불리는 화학물질이 있고, 그 빛을 가리는 마스크가 있다. 이때 극자외선 평행광이 수직으로 입사되기 때문에 정밀한 패턴을 만들 수 있다. 이때 빛과 수직인 2차원 평면이 반도체 웨이퍼가 된다. 이런 이유로 반도체 표면은 2차원적이다.

그런데 최근 2차원적인 평면 구조의 반도체 속에 트랜지스터를 만들면, 트랜지스터를 서로 연결하는 금속 배선의 길이가 길어지고, 그 수도 제한된다. 그러면 데이터 송수신 용량과 속도가 현저히 제한받는다. 그 결과 컴퓨터와 메모리가 느려지고 전력소모량이 증가한다. 최근에는 트랜지스터나 반도체 웨이퍼를 3차원적으로 아래위로 쌓는 적층형 구조로 가고 있다. 이때 아래위로 연결하는 3차원 연결 구조를 관통실리콘 전극이라고 부른다. 특히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처리용 반도체는 이러한 3차원 구조로 변해 가고 있다. 이동 수단으로 3차원 스마트 모빌리티가 등장하는 이유와 같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되는 빅데이터의 표현이 바로 N차원 벡터가 된다. 영상 이미지를 데이터라고 하면, 이 데이터 자체가 이미 2차원적이고, 여기에 밝기, 채도, 색깔을 넣으면 N차원 벡터가 된다. 여기에 1초에 60장 변화하는 데이터를 모두 포함하면 M차원 벡터가 된다. 이러한 다차원 벡터를 텐서라고 부른다. 구글에서 제공하는 인공지능 계산 플랫폼을 텐서플로라고 부른다. 다르게 보면 인공지능 학습과 판단 과정은 N차원 벡터가 흐르는 과정이다. 그 차원 N이 수백만 혹은 수천만 차원이 될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은 N차원 벡터 세상이 된다.

우리는 물리적으로 경험하는 1, 2, 3차원 세계에서 살고 있지만, 실제 시간이라는 변수가 더해져서 4차원 세계가 된다. 그러나 인공지능에서 다루는 빅데이터는 N차원 벡터가 되고 그 벡터를 변환하고 전파하는 기능은 N×M차원 행렬이 담당한다. 이렇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세상은 N차원이다. 그리고 숫자 N은 급속히 커지고 있다.

 

김정호 카이스트 석좌교수 전기전자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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