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허경영씨가 당 대표를 맡은 국가혁명배당금당이 4·15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에 무더기로 예비후보자를 출마시키고 있다.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예비후보로 등록한 1854명 중 국가혁명배당금당 소속이 42.7%(792명)에 달했다. 자유한국당 예비후보가 421명, 더불어민주당이 411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253개 지역구 선거구를 기준으로 했을 때 한 선거구당 3.3명이 후보로 등록한 셈이다.
국가혁명배당금당의 이 같은 인해 전술은 준연동형 비례제 도입으로 비례대표 배출의 문턱이 낮아진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번 선거부터 새롭게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제는 정당득표 3%를 넘긴 정당에 과거보다 많은 비례의원이 돌아갈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후보자 수와 정당 득표율이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후보자들이 많으면 정당 인지도가 높아져서 정당 득표율이 늘어날 수 있다.
국가혁명배당금당은 허씨가 지난해 8월 창당한 정당으로 만 20세 이상 월 150만원, 만 65세 이상은 220만원의 배당금 지급을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다.
국가혁명배당금당 소속 예비후보자들은 같은 선거구에 적게는 5명, 많게는 20명이 넘게 등록했다. 세종시 선거구에는 예비후보자 34명 중 23명이 국가혁명배당금당 소속이었다. 최고령 예비후보자는 경북 구미시을 선거구에 국가혁명배당금당 소속으로 출마한 이종섭씨로 올해 93세이다. 1982년 살인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김성기씨는 부산 서구·동구 지역구, 2007년 청소년 강간 등 혐의로 징역 1년 형을 선고받은 조만진씨는 광주 광산갑에 각각 국가혁명배당금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허 대표는 국가혁명배당금당의 줄 잇는 예비후보 출마에 대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동영상에서 “국민이 기존 정치권에 실망을 넘어 염증을 느끼고 있다. 정치권을 심판해야 한다”며 “국가혁명배당금당 소속 예비후보자들은 신인(神人)이다. 출마자가 1000명은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허 대표는 2000년 15대 총선과 2004년 16대 총선에서 민주공화당을 내세워 비례대표 투표에서 0.02%, 0.11%의 득표율을 올린 바 있다. 기탁금을 돌려받기 위해서 예비후보로 등록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국가혁명배당금당에서 나온 당직자들이 후보자와 함께 각 지역의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을 찾아와 후보 등록에 필요한 서류를 마련해주고 도와줬다. 한 후보자는 “나중에 당에서 최종 공천을 결정하면 후보등록 때 당에서 지원해준 기탁금을 예비후보자 본인이 돌려받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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