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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간 1위 한 적 없지만 떳떳해” 음원 사재기 사태 바라보는 정준일의 ‘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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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1-05 12:10:11 수정 : 2020-01-05 16: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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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 정준일. 연합뉴스


SBS 시사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가 재점화한 음원 사재기 논란이 온라인에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가수 정준일(37)의 소신 발언이 화제를 낳고 있다.

 

정준일은 당시 방송에서 ‘음원 사재기에 뮤지션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뒤 눈물을 보이면서 고개를 숙인 소속사 엠와이뮤직의 윤동환 대표의 발언에 대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응원 및 위로의 말을 전했다. 

 

정준일은 5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1위 한 번 해본 적 없고, 히트한 노래 한 곡으로 지난 10년을 노래한 가수지만 한 번도 형(윤 대표)이 부끄럽다거나 형의 노력이 헛되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자본력을 동원해 음원 차트를 조작하는 음원 사재기 논란을 일정 정도 인정한 듯 “결국 세상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면서도 “모든 문제와 불행한 결과가 나로부터 온다는 게 힘든 거지, 단 한 순간도 차트 같은 것에 오르지 못해 슬픈 적은 없었다”고 고백했다.

 

마지막으로 “우리 하던 대로 하자”며 “많지 않지만 좋은 사람들만 보고 내 음악이 필요한 사람들만 보고 그렇게 하자”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가수 정준일 소속사인 엠와이 뮤직의 윤동환 대표가 지난 4일 오후 방송된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해 음원 사재기 논란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갈무리

 

윤 대표는 전날 오후 방송된 ‘그알’의 ‘조작된 세계 음원 사재기인가? 바이럴 마케팅인가?’편에 출연해 가요계의 음원 사재기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다 눈물을 지어 보였다. 

 

그는 “뮤지션들이 혼란스러워한다”며 ”앨범을 냈는데 반응이 없으면 ‘내가 지금 음악을 잘못하고 있나?' '내가 이제 끝났나 보다'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작자 입장에서는 ‘내가 무능해서 이 앨범을 사람들한테 알리지 못한 건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이고는 고개를 숙였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갈무리

 

아울러 “정말로 공정하게 판단이 되는 거면 그냥 겸허하게 받아들일 텐데, 그 부분이 어떻게 보면 억울하다”고 음원 사재기 의혹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그알은 전날 방송에서 음원 사재기 의혹에 휩싸인 가수들의 소속사 관계자와 전문가, 음원업계 관계자를 취재해 가요계에서 고질적인 논란을 빚어 왔던 차트 조작 논란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갈무리

 

한편 정준일은 2004년 당시 ‘16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의 은상 수상자로 입상한 뒤 본격 활동을 시작했고, 15회 수상자인 가수 임헌일과 재즈드러머 이현재를 영입, 3인조 밴드인 메이트를 결성했다.

 

2009년 4월 메이트 1집 ‘비 메이트‘(Be Mate)를 발표했다.

 

메이트는 멤버들의 입대로 지속적인 활동에 난항을 겪다가 2015년 7월 정준일과 임헌일 2인조 체제로 복귀했다. 현재는 잠정적으로 활동을 멈춘 상태.

 

정준일은 2011년 11월 정규 1집 ‘러버스‘(Lo9ve3r4s)를 발표하고 솔로 가수로 활동을 시작했고 이후 다수의 싱글 및 정규, 에피소드 앨범을 내놨다.

 

특유의 중저음을 자랑하는 그는 감미로운 목소리와 진정성 있는 가사로 많은 이의 사랑을 받는 중견 발라드 가수로 자리메김 했다.

 

지난해 10월 정준일은 2년 7개월 만에 새 앨범을 선보였다. 정규 4집 ‘러브 유 아이 두’(LOVE YOU I DO)를 발매했는데, 대표곡으로 ‘안아줘’와 ‘그리워’, ‘고백’ 등이 있다.

 

다음은 그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윤 대표를 위로하려고 올린 글의 전문.

 

처음 형이랑 홍대정문 앞 탐앤탐스에서 만났던 때가 기억납니다.

 

저와 함께 일하고 싶다고 했을 때 저는 정확히 이렇게 말했어요. “형 나랑 일하면 형 굶어죽어. 나 돈이 안돼. 방송도 못 하고 말을 잘 하지도 못하고 누구 말도 잘 안들어. 내 음악은 대중적이지도 않고 1등 할 음악도 아니야. 나는 내 음악이니까 잘 안되도 나 혼자 끌어안으면 되는데, 형은 안돼. 형 나 돈이 안돼.” 그때 형이 이렇게 말했는데, “나는 너랑 일 안하면 매니져 일 그만두고 다른 일 할 거야. 그런데 나 맨 처음 이 일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아티스트의 매니져가 되어보고 싶어서 시작한 거거든. 그러니까 나 돈 하나도 안줘도 되니까 같이 하자.” 저희는 그렇게 10년을 같이 했습니다.

 

저는 1위 한번 해본 적 없는, 다행히 많은 선후배님이 불러주신 덕분에 히트한 노래 한곡으로 지난 10년을 노래한 가수이지만 한 번도 형이 부끄럽다거나 형의 노력이 헛되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결국 세상은 바뀌지 않을 겁니다.

 

저는 별로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사람이 아니에요. ‘형 나는 언젠가 잊혀질 거고 나는 언젠가부터 노래를 잘 못하게 될 거야. 내 작곡능력도 글 쓰는 마음도 예전같지 않아. 형이 더 잘 알잖아. 난 늘 내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그게, 모든 문제와 불행한 결과가 나로부터 나온다는 그게 힘든 거지 단 한 순간도 차트 같은 거에 오르지 못 해 슬픈 적은 없었어. 그러니까 우리 하던대로 하자. 많진 않지만 좋은 사람들만 보고 아직 내 음악이 필요한 사람들, 그 사람들만 보고 그렇게 하자. 그리고 울지 마 내가 많이 울어봐서 아는데 그거 진짜 안 멋있어 후져.’

 

오늘 #그것이 알고 싶다에 나온 #윤동환 대표는 저희 소속사의 대표입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음원 사재기 #정준일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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