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수란과 소스 부드러운 궁합… 브런치의 왕 [김셰프의 낭만식탁]

관련이슈 김셰프의 낭만식탁

입력 :

인쇄 메일 url 공유 - +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운 잉글리시머핀에 베이컨·햄 등 올려 / 홀렌다이즈 소스 듬뿍 뿌리면 풍미 2배 / 뉴요커처럼 멋진 브런치문화 즐길수 있어
2007년 여름, 휴학을 한 뒤 뜬금없이 뉴욕으로 유학을 떠났다. 세계의 모든 음식이 다 모여 있는 곳이 뉴욕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곳에서 그들의 입맛에 맞춘 음식들을 맛보고 싶었다.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뉴욕을 돌아다니면서 접한 요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을 꼽으라면 유명 브런치 ‘에그베네딕트’다. 처음 접한 에그베네딕트는 노란 훌렌다이즈 소스가 듬뿍 올려져 있었는데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삶은 감자는 에그베네딕트 옆에서 푸짐하게 빛이 나는 것 같았다. 그날 이후 에그베네딕트는 내가 추구하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남는 따뜻한 요리’의 기준이 됐다.

#브런치 천국 뉴욕

뉴욕 유학 중 하루 한끼는 꼭 외식을 했는데 대부분 브런치 메뉴들로 종류는 정말 다채롭고 황홀했다. 블루치즈를 넣은 오믈렛, 아스파라거스 퓨레로 만든 차가운 파스타, 덤플링 속 가득 터져 나오는 육즙, 차이나타운의 테이크아웃 도시락 뷔페, 타임스스퀘어 근처 카페의 치즈 케익, 110년 된 핸드 드립 커피숍, 센트럴파크 근처의 20cm 비프 샌드위치 등등. 나열하면 끝도 없는 그 음식들은 내 요리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뉴욕의 1월은 매우 춥고 새해에는 대부분의 레스토랑들이 문을 닫는다. 길게 늘어진 맨해튼의 거리를 두어 시간 정도 걷다 슬슬 지쳐 포기하고 집에 가서 라면이라도 끓여먹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쯤, 문이 열려있는 음식점을 발견했다. 브런치를 판매하는 곳이었는데 짧은 영어로 에그베네딕트를 주문을 하고는 얼어 있는 손을 호호 불며 음식을 기다렸다. 동양인이 혼자 맞이하는 새해가 안쓰러웠는지 주인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식전빵과 함께 따뜻한 수프를 건네주었다. 새해 선물이라고 말씀해 주시고 시크하게 돌아서는 그 모습이, 뉴욕생활 6개월 만의 타인에게 받은 첫 호의였던 것 같다. 사실 수프는 그다지 내 입맛에 맞지는 않았지만 아직 난 그 레스토랑의 홀로 앉아 보았던 창 밖 건너편 풍경과, 마음속까지 따뜻했던 수프가 머릿속에 선명히 기억된다.

뉴욕 유학을 겪으며 배운 것 중 하나는 상황에 맞는 음식들은 삶의 추억과도 많이 연결된다는 것이다. 출국 전날 어머니가 끓여 주신 김치찌개의 그리움의 맛이라든지 유학생활 중 혼자서 먹는 한끼의 외로움의 맛, 아주머니의 따뜻한 수프 한 접시의 배려의 맛같이 말이다. 요리는 그 추억을 기억 속에서 꺼낼 수 있는 책갈피이며 기술로만 배울 수 있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생각은 길지 않은 유학생활에서 얻은 정말 천금 같은 경험이었다.

#훌륭한 한끼 식사가 되는 계란요리

에그베네딕트는 잉글리시머핀을 구워 반으로 자른 후 그 단면에 햄이나 베이컨, 훈제연어 등을 넣고 포치드 에그를 얹은 뒤 계란 노른자로 만든 홀렌다이즈 소스를 뿌려 먹는 미국의 대표적인 브런치 요리이다. 계란 요리여서 다른 재료들과도 궁합이 잘 맞고 그 자체로도 빵과 함께, 또는 샐러드와 먹으면 훌륭한 한끼가 되기도 한다.

클래식 에그베네딕트는 잉글리시머핀, 캐나디안 베이컨, 수란, 홀렌다이즈 소스를 넣어 먹는데 이를 응용한 비슷한 요리들이 많다. 예를 들어 에그애틀랜틱은 캐나디안 베이컨 대신 훈제연어를 넣은 것으로 에그코펜하겐, 에그로열, 에그벤자민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베이컨 대신 시금치가 듬뿍 들어간 에그베네딕트는 에그플로렌틴이라고도 불린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는 에그베네딕트에 아보카도를 듬뿍 올려 먹기도 했다. 어떤 재료를 얹어 먹어도 홀렌다이즈 소스와 노른자의 풍미가 더해진다면 맛도 두 배로 다양하게 느낄 수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진 에그베네딕트는 이제 이태원, 서래마을 등의 브런치 카페에서 쉽게 찾아볼 수가 있다. 커피를 세트로 파는 곳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여유롭게 천천히 브런치 문화를 즐길 수가 있다.

#빼놓을 수 없는 홀렌다이즈 소스

에그베네딕트에는 ‘화룡정점’이라 할 수 있는 노란 빛을 내는 소스가 있다. 바로 홀렌다이즈 소스이다. 소스 올랑데즈라고도 한다. 계란 노른자가 주가 되는 소스로, 흔히 양식의 5대 모체 소스이다. 요즘에는 모체소스라는 개념을 넘어선 너무나도 다양한 소스들이 많아졌지만, 기본적으로 홀렌다이즈 소스는 다른 어떤 소스들보다도 많이 사랑받고 있다. 홀렌다이즈 소스는 에그베네딕트 같은 계란 요리뿐만 아니라 구운 생선이나 닭고기 같은 요리에도 굉장히 잘 어울린다. 소스를 얹고 살라만더나 토치로 불을 그을리면 노릇하게 갈색으로 익은 색감은 식욕을 절로 돋게 만들어 준다.

에그베네딕트를 맛있게 먹는 법은 반숙의 계란을 반으로 잘라 흐르는 노른자를 홀렌다이즈 소스에 버무려 빵, 베이컨에 충분히 적셔 먹으면 정말 노른자의 깊은 풍미와 소스의 부드러움, 그리고 적셔진 빵에 베이컨 향까지 평범한 재료들 속에서 독특한 기쁨을 느낄 수 있다.

 

■홀렌다이즈 소스 재료와 만들기

 

■식재료

계란 노른자 1개, 화이트와인 100ml, 양파챱 10g,파슬리 줄기, 레몬즙, 정제버터 50ml 설탕, 소금 조금

■만드는 법

① 화이트와인과 파슬리 줄기, 양파 챱 소금과 설탕을 넣고 반으로 될 때까지 졸여주고 식힌다. ② 식은 화이트 와인 리큐어를 믹싱볼로 옮겨 준 후 노른자를 넣어 준다. ③ 중탕으로 강하게 휩을 해주며 사바용 소스를 만들어 준다. ④ 농도가 나오면 중탕 냄비에서 꺼내 준 후, 정제버터를 넣어가며 홀렌다이즈 소스를 만들어 준다.

 

■에그베네딕트 재료와 만들기

 

■식재료

계란 2알, 물 1.5L, 식초 30ml, 소금 1ts, 잉글리시 머핀 또는 식빵, 베이컨 또는 햄

■만드는 법

① 소금을 넣은 물이 끓으면 식초를 넣어 주고 보글 거리는 온도로 맞춰준다. ② 물을 살짝 회오리 치게 만들고 계란을 깨서 천천히 익혀 포치드에그를 만들어 준다. ③ 약 3분 정도 익히면 반숙 보단 덜 익은 계란이 나온다. ④ 베이컨과 빵은 구워준다. ⑤ 빵위에 베이컨을 올리고 포치드 에그를 올려준다. ⑥ 홀렌다이즈 소스를 올리고 마무리해준다.


오피니언

포토

아이브 리즈, 청순한 미모
  • 아이브 리즈, 청순한 미모
  • 솔라, 몸 뒤로 젖히고 날씨 만끽…탄탄 허벅지
  • 박보검 '훈훈한 미소'
  • 성숙해진 김유정, 프랑스 파리에서 화보 같은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