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8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 지정과 관련해 제기된 형평성 논란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6일 개포동과 반포동 등 강남 4구와 성수동1가 등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등 서울 27개 동을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지로 선정한 바 있다.
국토부의 설명을 들어보면 선정지 중 강남권은 말그대로 서울 집값 상승을 이끄는 지역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지정됐고, 나머지 지역은 후분양 등을 통해 정부의 분양가 관리를 피하려 시도한 단지가 있었기 때문에 지정된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이날 참고자료를 내고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 선정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일각에서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지정 대상에 양천구 목동과 동작구 흑석동, 경기도 과천 등지는 빠지는 등 선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형평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과천과 분당 등 서울 외 경기도의 투기과열지구는 모두 빠졌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정량 평가와 정성 평가를 거쳐 상한제 대상 지역을 정했는데, 경기도에서는 정량 평가에서 지정 대상으로 분류된 곳이 광명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행정구역의 구(區) 단위로 정량 평가를 하고, 다시 정성 평가를 거쳐 최종 동(洞) 단위로 상한제 대상지를 선정했다.
구 단위 정량 평가 기준 중 하나가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 단계인 재건축·재개발 단지에서 나오는 일반분양 물량이 1000가구 이상인 곳인데, 이를 충족한 곳은 광명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광명도 정량 평가는 통과했으나 정성 평가에서 딱히 지정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일부 단지에서 이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보증 협의를 원만히 진행 중이고, 고분양가 책정 움직임도 없었다는 것이다.
서울에서는 강남권이 서울 주택가격 상승을 이끄는 곳이기에 일부 동은 정비사업 초기 단계라 해도 집값이 불안한 곳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상한제 대상 지역으로 지정했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국토부, 목동·과천·분당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 대상에서 제외한 까닭은?
목동과 압구정동이 재건축 사업이 초기 단계로 비슷한데, 압구정은 지정되고 목동은 제외된 이유도 결국 압구정동이 강남권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양천구의 경우 가뜩이나 분양가격이나 집값 상승률 등 정량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고, 특히 목동은 재건축 단지들이 안전진단도 통과하지 못해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사업장이 없어 제외됐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강동구 길동이 지정된 것도 결국 강남권이기 때문이다. 길동에서 예정된 재건축 일반분양 물량은 신동아 1·2차 300가구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번에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으로 묶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길동은 둔촌동과 함께 지하철 9호선 라인으로 연결되고 재건축 일반분양 물량도 어느 정도 있다고 판단돼 지정됐다"고 설명했다.
강남권 외에 마용성 일부 동과 영등포구 여의도동이 지정된 것은 그 동에서 정부의 분양가 관리를 회피하려 후분양 등을 추진한 단지가 1곳이라도 있었기 때문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6일 분양가 상한제 지역을 지정한 주거정책심의위원회 모두발언에서 "분양가 관리를 회피하는 단지가 있는 곳은 반드시 지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부는 성동구 중에서 성수동1가만 지정된 것도 그 지역에 착공 후 분양을 미루며 후분양으로 전환할 우려가 높은 단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용산구 한남동·보광동도 최근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후분양 등 고분양가 책정 움직임이 있어서 지정됐다. 한남3구역이 포함되지 않은 이태원동 등은 지정대상에서 제외됐다.
마포구에서도 아현동은 후분양 등 고분양가 책정 움직임이 있어서 지정됐으나 공덕동은 당장 나올 분양 물량이 없어 제외됐다.
국토부는 상한제 대상 지역의 분양가는 HUG의 가격보다 5∼10% 낮아질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현재 HUG와 분양가 조율 중인 몇 개 단지에 대해 택지비와 건축비 등을 고려해 계산한 결과 HUG 가격보다는 5∼10% 저렴해질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부산 해운대구와 수영구 등지에 투자 수요가 급격히 몰리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선 "정밀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나 (최근 현상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산 해운대와 수영, 동래구는 동별로 주택가격 자료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주택시장이 안정화됐다고 판단해 지정을 해제했다"며 "당장 규제 지역에서 해제돼 그럴 수 있겠으나, 이런 현상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집값 불안이 이어지면 언제든 추가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집값 불안 이어지면 언제든 추가 대책 내놓을 것"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 중 한 곳인 압구정동의 압구정4구역 재건축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상한제 영향을 받은 첫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시스에 따르면 압구정4구역 재건축 사업 해당 주민들은 전날(7일) 오후 7시 인근의 한 교회에서 긴급 주민총회를 열어 내년도 사업계획 건과 예산안, 추진위원장 연임 안건 등을 의결에 부쳤으나 모두 부결됐다.
현 추진위원장과 추진위원 등 집행부의 자격이 상실됨에 따라 상당 기간 재건축 사업의 중단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주민총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사업을 무산시킨 비대위 쪽에서는 새로운 집행부 구성보다는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주민들이 사업 중단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사업성이 악화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반분양 물량에 대한 분양가가 낮아지면 조합원들의 분담금은 늘어나게 된다.
압구정4구역은 현대8차, 한양 3차, 한양 4차, 한양 6차 등 1350여 가구를 재건축하는 사업인데 사업 단계가 추진위원회 상태의 초기 단계였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 유예 시한인 내년 4월까지 분양을 끝내기가 사실상 어려운 곳이다.
압구정4구역 외에도 강남권 다른 초기 단계 사업장에서도 사업을 장기화하자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압구정4구역 현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7일 내년도 사업계획, 위원장 연임 안건이 부결된 것은 맞지만 사업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상한제 적용 아파트 입주민 2~3년 거주의무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에 들어가면서, 상한제 적용 민간 아파트 입주자에게 2~3년간의 거주의무를 부여하기 위한 논의도 본격 개시된다.
국토부는 법안과 관련한 쟁점이 없기 때문에 연내 처리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상한제만 놓고 보면 여야 간 입장이 달라 앞으로 있을 심사에 어떻게 작용할지가 관건이다.
국토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내주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의 상한제 민간 확대 시행 결정 후속조치로 지난 9월26일 대표 발의한 '주택법' 개정안에 대한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법은 '로또청약' 논란과 투기수요 차단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는 민간택지의 신규 주택에 대해 거주의무기간을 부여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이미 상한제 적용을 받는 공공택지의 경우 인근지역 주택매매가격(시세) 대비 분양가 수준에 따라 1년에서 최대 5년까지 거주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이를 민간택지로 확대 적용하는 것으로, 거주의무기간 중에 실제로 거주하지 않고 속일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국토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주택의 거주실태 조사를 할 수 있는 내용도 담겼다.
실제 거주의무기간은 시행령에서 정하게 된다. 현재 국토부는 시세 대비 분양가에 따라 2년이나 3년을 차등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공공택지의 경우도 최소 거주의무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다만 올해 안에 법안 처리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투기수요를 차단해야 한다는 데에는 여야 간에 이견이 있을 수 없지만, 민간택지 상한제 자체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국회가 예산정국에 돌입한 데다 내년 총선까지 앞두고 있어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 의원실 관계자는 "내주 국토위를 통과해서 이번 달 안에 본회의를 통과하면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지만 아직 가능성은 미지수"라면서도 "거주의무기간 도입을 반대하면 로또청약을 허용하겠다는 얘기밖에 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도 "투기수요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정이기 때문에 쟁점사항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또 이날 민간택지 상한제가 시행됐지만, 법 개정 자체가 시급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당장 분양을 받더라도 실제 입주시기까지 2~3년간 분양권 상태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절차를) 진행하려고 한다"면서도 "상한제 안착이 우선이고, 거주의무 부여는 차순이기 때문에 천천히 해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로또청약' 논란에 대응해 이미 수도권 분양가 상한제 주택의 전매제한 기간도 현행 3~4년에서 최대 10년까지 확대·시행한 상태다.
다만 규제가 거래동결을 유발하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제도 개선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수분양자가 전매제한기간 내 ▲근무·생업·질병·취학·결혼으로 이전(수도권 이전 제외) ▲상속 주택으로 이전 ▲2년 이상 해외체류 ▲이혼 ▲이주대책용 주택 ▲채무 미이행에 따른 경매·공매 ▲배우자 증여 등 불가피한 사유로 주택을 매각하는 경우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해당주택을 일정금액으로 우선 매입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 있다. 입주금에 1년 만기 은행 정기예금 평균이자율을 적용한 이자만 합산해서 환수한다.
국토부는 상한제 적용 민간 아파트도 전매제한 7년차부터 매각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되, 여기에 감정가격을 일부 반영하는 것으로 개선키로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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