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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주, ‘공관병 갑질’ 해명하려다 ‘삼청교육대’ 논란만 일으켰다

입력 : 2019-11-04 23:00:39 수정 : 2019-11-04 23: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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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④] 질의응답 내용·각계 반응은

4일 열린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의 기자회견에서는 그의 ‘공관병 갑질’ 의혹을 제기한 시민단체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을 향한 박 전 대장의 ‘삼청교육대’ 발언이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최근 자유한국당이 영입을 추진하다 보류된 그는 내년 총선 출마와 관련한 질문에 “당이 나를 필요로 한다면 물불 가리지 않고 제역할을 하겠다”는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별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박 전 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 별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공관병 갑질 의혹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임 소장을 겨냥해 “삼청교육대 교육을 받아야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군대에 안 간 사람이 군에 대해 재단하고 군을 무력화하는 것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고, 동조하는 정치인들은 각성해야 한다고 본다”고도 덧붙였다.

 

과거 신군부가 1980년 5월 비상계엄 발령 직후 설치한 삼청교육대는 전두환 정권 초기의 대표적인 인권 침해 사례로 꼽힌다. 1980년대 후반까지 조직폭력배나 재범 우려자, 사회질서 저해 사범 등의 갖가지 이유로 4만여명이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혹독한 훈련과 구타 등 가혹행위를 당했으며 사망자만 200여명, 장애 및 상해자 2800여명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별관에서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기자회견 시작 전에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박 전 대장은 공관병 갑질 의혹에 대해선 “갑질이라는 용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골프공을 줍게 하거나 감을 따게 한 행위 등은 인정하면서도 군 지휘체계상 당연한 일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부모(지휘관)가 자식(공관병)을 나무란 걸 갑질이라고 할 수 없다”거나 자신을 “사회에서 지탄받을 수준의 인격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정계 진출과 관련해 박 전 대장은 “당(한국당)이 결정하는대로 따르겠다”며 “비례대표를 생각한 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에서 받아준다면 고향인 충남 천안이나 살고 있는 계룡 지역구에서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영입 대상이었다 최고위원회의 반대로 보류된 것과 관련, 박 전 대장은 “황교안 대표에게 죄송했다”며 “(황 대표에게) 먼저 부담 갖지 말고 (영입 명단에서) 빼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외교·안보 분야 인사들로 구성될 것으로 예고된 한국당의 2차 영입인재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며 연연하지 않겠다고 털어놨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가운데)이 지난달 29일 ‘계엄령 문건’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전 대장의 기자회견 이후 군인권센터는 즉각 성명을 내어 “자기 행동이 갑질이라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군대에 인권이 과잉됐다고 주장하는 박 전 대장을 보니 왜 그토록 끔찍한 갑질을 아무런 죄의식 없이 자행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비판했다. 센터는 삼청교육대 언급에 대해서도 “4성 장군을 지내고, 국회의원에 출마하겠다는 사람이 공식 석상에서 군부독재 시절 운영된 탈법적인 삼청교육대를 운운하다니 실로 충격적”이라고 일갈했다. 임 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박 전 대장이) 빨리 유죄를 받아서 군인연금이 박탈됐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정의당 김종대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 최고위 예비역 장성의 슬픈 자화상을 목격했다”며 “장군의 품격이 무너지는 광경”이라고 지적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기자회견 내용 중 삼청교육대 부분에 대해선 “더 이상 할 말을 잃는다”고 표현했다. 황 대표를 향해서는 “박 전 대장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못하고 감싸는 이유를 밝히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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