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뭄과 태풍 등으로 곡물 생산량에 타격을 입은 북한이 추수를 끝낸 직후 합리적 분배와 수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5일 ‘분조관리제의 우월성을 높이 발양시키자’는 제목의 기사에서 “분배에서 평균주의는 농업근로자들의 생산의욕을 떨어뜨리는 해로운 작용을 한다”며 “분조에서 생산한 알곡 가운데서 국가가 정한 일정한 몫을 제외한 나머지는 농업근로자들에게 번 로력일(농사일 평가수당) 따라 현물을 기본으로 하여 분배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조관리제는 북한 협동농장의 운영을 수십명 규모의 작업반 단위에서 말단인 10∼15명 ‘분조’로 전환하고, 분조 내에서 3∼5명이 하나의 ‘포전’(일정한 면적의 논밭)을 맡아 경작토록 하는 영농관리제다.
수매에 대해서도 당부하고 나섰다. 노동신문은 “알곡수매 과제를 합리적으로 정해줘야 한다”며 “나라의 식량수요와 농업근로자들의 이해관계, 생활상 요구를 옳게 타산해 알곡수매과제를 합리적으로 정해주어 그들이 자신심을 가지고 분발하여 투쟁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알곡수매 과제를 지나치게 많이 주면 농업근로자들이 자신심이 없어하므로 열의를 떨어뜨린다”며 “그렇다고 하여 지나치게 적게 주면 국가식량공급 대상들에 대한 식량공급을 제대로 할 수 없으며 공업원료와 먹이문제 등도 해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분배 시기를 앞두고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수매량 책정’을 통한 ‘생산자 권리’를 강조하며 나름의 강약 조절에 나선 셈이다. 올해 곡물 생산량이 줄이든 만큼 국가적 수요만을 앞세워 평년과 같은 잣대로 수매량을 책정할 경우 주민 불만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분조관리제의 핵심은 지정된 논밭에서 생산한 곡물 중 토지·관개·전기 사용료나 비료지원 등 국가가 제공한 영농물자 비용만큼만 반납하고 나머지는 농민들이 현금 아닌 현물을 받아 시장가격 수준으로 처분할 수 있게 한 점이다. 특히 북한은 분배받은 곡물을 국가 수매가 아닌, 지정된 기관이나 기업체 등에 협상을 통해 가격을 흥정해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곡물이 아닌 농산물에 대해서는 개인의 시장판매를 허용했다.
과거에는 농민들에게 1년 치 식량 정도의 곡물만 주고 나머지는 국정가격의 현금으로 분배하는데 그쳐 농민들은 농사를 짓고도 생활고에 시달렸다. 분조관리제 실시 초기에도 수매 할당량이 지나치게 많거나 시장가격에 비해 턱없이 낮은 국정가격으로만 수매해 농민들의 의욕을 떨어뜨리며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북한은 수년간 분조관리제 실행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점검하고 지속해서 보완·수정하며 정착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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