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게임을 더 재미있게” 그래픽·룰 개발 ‘종횡무진’

입력 : 2019-10-07 06:00:00 수정 : 2019-10-06 21:24:4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게임업계, AI 접목 활발 / 유저 마음 읽어낸 데이터·노하우 바탕 / 넥슨·엔씨 등 콘텐츠 개발때 적극 활용 / 시행착오 확 줄여 시간·비용 절감 ‘톡톡’ / 딥러닝 과정 거친 AI, 사람처럼 대전 / 이용자와 놀아주는 지능형게임도 눈앞
게임 개발의 효율을 높여주는 이미지 생성 기술. 엔씨 제공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사회 전반에 인공지능(AI)이 스며들고 있다. 게임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도 AI 관련 기술을 게임에 접목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AI는 게임에 직접 적용되기도 하고, 게임 개발을 돕기도 한다. 이용자와 놀아주는 지능형 게임도 조만간 등장할 전망이다.

 

◆일찌감치 준비 나선 게임사

 

넥슨(NEXON)은 2017년 4월 인텔리전스랩스(전 분석본부)를 설립했다. 현재 200여명 수준의 인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채용을 통해 300여명 규모의 조직으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인텔리전스랩스의 목표는 게임에 적용된 부가 기능들의 고도화는 물론 머신러닝,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적용해 게임 이용자들이 더욱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특히 게임 이용자의 즐거움을 극대화하기 위해 게임 룰, 시나리오, 그래픽 등 게임을 구성하는 콘텐츠 외에도 이용자가 게임에 접속해 어떤 플레이를 하고 게임 내에서 어떤 사건을 겪는지 등 경험에 관련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에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 중 가장 많은 종류의 게임을 오랜 기간 서비스해온 넥슨은 현재 10PB(페타바이트, 1PB=1024TB) 이상 잘 정리된 게임 서비스 관련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금도 매일 100TB가량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기록하면서 이를 활용해 다양한 데이터 기반의 서비스 개발도 진행 중이다.

엔씨(NC)는 현재 연구개발 조직 2개 센터 산하에 5개의 랩(Lab)을 운영 중이다. 2011년 2월 AI TF로 출발했으나 꾸준히 확대돼 현재 AI 전문 연구인력이 150여명에 달한다.

 

엔씨는 게임에 AI를 직접 적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을 도와줄 수 있는 AI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AI 기술을 통해 기획, 아트, 프로그래밍 등 게임 개발 프로세스에 무수한 시행착오와 소요 시간 및 비용을 단축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게임 제작 과정에서 사람의 업무를 도울 수 있는 심층 강화학습 기반의 의사결정 기술, 기획자를 위한 콘텐츠 자동생성 기술 등을 연구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기계학습 기반의 그래픽스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기계학습을 활용해 기존의 게임 그래픽스 품질을 높이고 애니메이터의 수작업을 줄이기 위한 AI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게임 ‘블레이드&소울’ 이미지. 엔씨 제공

엔씨는 지난해 세계 최고 권위의 학회인 ‘시그라프(SIGGRAPH)’에 ‘모션 스타일 트랜스퍼’ 기술을 발표했고, 올해 3월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글로벌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GDC)에서 딥러닝 기반의 역운동학(Inverse Kinematics)을 이용한 AI 기반 캐릭터 애니메이션 생성 기술에 관한 내용을 발표했다. 딥러닝 기반 역운동학 기술은 수백명의 캐릭터가 하나의 게임 화면 안에서 동시에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재준 엔씨소프트 AI센터장은 지난 7월 판교 사옥에서 진행된 AI 미디어 토크에서 “엔씨소프트의 AI 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라며 “특히 게임 AI는 독보적”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이미 게임의 일부 된 AI

 

인텔리전스랩스는 게임분석 플랫폼인 넥슨애널리틱스를 개발해 다양한 게임에 적용하고 있다. 게임과 유저 지표들을 분석하고, 작업장과 불법 프로그램, 각종 불량 유저를 적발하기 위한 어뷰징 탐지, 매칭 시스템, 텍스트와 이미지 탐지 등 게임 서비스 개선을 위한 다양한 기능들로 구성됐다.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고 탄탄한 운영을 지원하며, 지속적인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넥슨에서 오랜 기간 서비스해온 온라인게임의 데이터와 노하우를 신규 게임에도 적용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바람의나라, FIFA온라인4, 카트라이더 등 대표적인 온라인게임은 물론 삼국지조조전 온라인, 메이플스토리M, 마블 배틀라인 등 모바일게임에도 넥슨애널리틱스가 다수 적용돼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지역에서 서비스 중인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 일부에도 적용돼 있다.

 

넥슨의 모든 게임에 적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형식의 로그(Log)인 ‘NXLog’는 게임 내 로그 데이터를 자동으로 저장·분석하며, 게임 내 지표를 확인하고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활용된다. 유저 유입 추이부터 아이템, 던전, 재화, 상점, 퀘스트, 레벨, 매칭 통계 등 다양한 게임 내 데이터를 제공한다. 게임 개발 및 마케팅팀에서 이 데이터를 통해 게임 내 특정 콘텐츠의 이용률이 떨어지는 이유를 분석하거나 유저가 콘텐츠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등의 대응을 하게 된다.

 

엔씨는 지난해 9월15일 ‘블레이드 & 소울’(블소)의 글로벌 e스포츠 대회 ‘블소 토너먼트 2018 월드 챔피언십’ 결선 현장에서 ‘블소 비무 AI 이벤트 매치’를 선보였다. 한국, 북미, 유럽, 러시아, 중국, 일본, 대만, 태국, 베트남 등 세계 9개 국가·지역의 블소 대표팀이 참가했다. 엔씨는 각각 다른 학습체계를 적용한 3종류(공수 균형형, 방어형, 공격형)의 AI를 유럽, 중국, 한국 프로게이머의 상대로 내보냈다. 이 경기는 온게임넷과 트위치 등을 통해 세계로 생중계됐다.

비무 AI가 적용돼 있는 ‘블레이드 & 소울’의 ‘무한의 탑’ 콘텐츠. 엔씨 제공

비무 AI는 사람만큼 게임을 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처럼 여러 특성을 부여할 수 있는 기술력을 선보였다. 예를 들어 방어형 AI는 상대 체력을 줄이기보다 자신의 체력 보존을 중요하게 여겨 상대 선수와 거리를 벌려 유리한 기회에 반격하는 것이 특징이다. 공격형 AI는 상대에게 근접해 빠른 시간에 승부를 내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특성은 다양한 게임 요소에 잘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날 경기에서 각 비무 AI는 유럽, 중국, 한국의 최고 선수들과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엔씨는 큰 규모의 상용 게임에서도 AI를 적용한 서비스를 충분히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현재는 ‘블레이드 & 소울’ 게임 중 ‘무한의 탑’ 콘텐츠에 AI 기능이 적용돼 있으며, 딥러닝을 적용한 AI와 대결하는 이용자들은 마치 다른 이용자와 전투를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용자와 놀아주는 지능형 게임

 

머지않아 이용자와 놀아주는 지능형 게임도 등장할 전망이다. 넷마블은 지능형 게임 기반의 기술 기업으로 변신하는 넷마블 3.0을 준비하고 있다. 2014년부터 게임 운영 노하우의 AI화를 시작한 넷마블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AI 기술 부문에서 65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이 중 15건은 등록을 마쳤다.

 

넷마블 지능형 게임의 핵심은 이용자 패턴을 학습해 지속적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하는 것이다. ‘콜럼버스’는 이를 위한 기초가 되는 기술로, 넷마블이 보유한 세계 약 6800만명의 MAU(한 달 동안 게임에 접속한 이용자 수)를 분석해 최적의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안한다.

 

김동현 넷마블 상무(콜럼버스 실장)는 “특히 광고 사기나 비정상 이용자 탐지에 적용돼 기존 방식 대비 최대 10배에 달하는 탐지율 개선 효과를 제공하고 있다”며 “콜럼버스 기술은 현재 리니지2 레볼루션,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 마블 퓨처파이트 등 넷마블 핵심 타이틀에 탑재돼 있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게임 개발과 플레이에 역량을 집중한 AI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맞춤형 AI 플레이어’는 이용자의 숙련도, 이용 패턴 등을 복합적으로 분석해 최적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용자에게 지속적인 플레이 동기를 부여하는 지능형 NPC(플레이어가 조종할 수 없는 캐릭터), 맞춤형 난이도의 AI 대전 상대를 예로 들 수 있다.

 

‘게임 내 밸런스 검증 도구’와 ‘테스트 자동화 기술’은 개발자들의 직관에 의존했던 민감하고 복잡한 작업을 고도화한다. 방대한 데이터 입력이나 테스트 등을 체계화하고 시각화하고 자동화함으로써 정확도와 속도, 효율성을 개선하고 있다. 실제로 버그 수정 후 정상 작동 여부를 검증하는 ‘리그레션 테스트’에 도입돼 최대 40%의 속도 개선 효과를 제공하고 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