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관심 없다. 중립성을 지키며 본분에 맞게 일하라.”
조국 법무부 장관이 취임과 동시에 검찰을 상대로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하고 있지만 검찰은 조 장관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수사로 말하겠다’는 입장이다. 원칙주의자인 윤석열 검찰총장이 ‘수사의 공정’과 ‘정치적 중립’을 내세우며 정중동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0일 검찰에 따르면 윤 총장은 전날 대검찰청 구내식당에서 대검 간부들과 점심식사를 하며 “나는 정치에는 하나도 관심이 없다”며 “검찰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이 오히려 부패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나는 헌법주의자”라며 “중립성을 지키면서 본분에 맞는 일을 하면 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은 지난 6일 법무연수원에서 신임 부장검사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나는 검찰주의자가 아니라 헌법주의자”라는 뜻을 강조했다.
윤 총장의 이러한 발언은 여권을 중심으로 검찰이 조 장관의 검찰개혁에 제동을 걸기 위해 무리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 데 대한 사실상의 반박으로 해석된다.
조 장관 일가에 대한 대대적인 검찰 수사는 윤 총장이 과거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진두지휘 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과 유사하다. 국정농단 사태를 통해 특검의 전방위 수사를 받은 삼성이 또다시 검찰 수사를 받자 일각에서는 ‘기업죽이기’라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검찰은 흔들림 없는 수사를 이어갔고 분식회계와 증거인멸 혐의로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도 윤 총장의 기조에 맞게 ‘검찰의 수사가 정치적 개입’이라는 여권의 비판에도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왔다. 지난 6일 조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한 데 이어 현재 정 교수 측과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당초 고발로 시작한 정 교수의 사문서위조 혐의뿐만 아니라 사문서행사죄를 포함해 증거인멸 의혹 등 전방위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윤 총장도 이러한 급박한 수사 상황을 고려해 조 장관과 당분간 만나지 않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통상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면 검찰총장은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고 이후 따로 만나는 것이 관례였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윤 총장이) 검찰의 신뢰는 수사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에서 나온다는 점을 사석에서 누차 강조해왔다”며 “(조 장관에 대한 수사도) 지금까지의 원칙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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