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신상 공개 결정이 내려진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하는 '머그샷'(mug shot·범죄자 인상착의 기록 사진)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법무부에 신상 공개가 결정된 피의자에 대한 머그샷 촬영과 공개가 가능한지에 대한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는 중요 강력범죄 사건의 경우 피의자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다만 공개 방법에 대한 규정은 따로 있지 않다.
전 남편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고유정(36)처럼 피의자가 긴 머리를 이용해 얼굴을 가릴 경우(일명 '커튼 머리')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경찰은 현행법상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는 조항을 '피의자 얼굴을 사진 촬영해 공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해석해도 되는지 법무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머그샷 도입은 검찰 등 다른 법집행기관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경찰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부 유권해석을 받은 뒤 인권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도입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경찰은 고유정의 얼굴 공개와 관련, 이동 시 사진·영상 취재에 협조하는 간접적인 방식을 택했다.
‘경찰청 경찰수사사건 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에 따라 신상공개 대상의 얼굴을 공개할 때에는 드러내 보이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아닌 얼굴을 가리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방식으로 해야 하는 탓이다.
신상공개 대상이 고유정처럼 얼굴 공개를 반복적으로 회피하면 어쩔 수 없는 셈이다.
이에 이 같은 경찰의 공보 규칙은 특정강력범죄 피의자의 얼굴 공개를 허용하는 상위법을 유명무실화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개정으로 2010년 도입된 신상공개 제도와 정면 충돌하는 중대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상공개 제도는 기소 전이라도 특정강력범죄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강화할 수 있는 이른바 ‘머그샷법’(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발의돼 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경찰이 신상 공개 대상인 특정강력범죄 피의자의 얼굴을 식별할 수 있는 범위에서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안 의원은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우리도 미국처럼 구금과정에서 머그샷을 촬영할 수 있게 돼 신상공개 제도의 실효성이 확실히 보장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윤종 기자 hyj070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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