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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장관설에 변호사시험 ‘오탈자’ 논란 재점화하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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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재 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뒤 2011년 지방 소재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진학한 A씨는 더 이상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로스쿨 졸업 후 5년 내 5번만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규정한 변호사시험법 7조에 걸리는 이른바 ‘오탈자’ 신분이기 때문이다. 변호사시험을 준비하던 A씨는 병마와 싸우는 어머니를 간호하느라 제대로 시험 준비를 할 수 없었다. 결국 지난해 5번째로 응시한 변호사시험에 떨어졌고, 오탈자 신분이 됐다. A씨는 “질병이나 개인적 사유로 제대로 시험을 준비하지 못 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3번 정도 변호사시험에 떨어지면 오탈자가 된다는 생각으로 불안을 느껴 더 힘들다”고 호소했다. 

 

◆헌재, 응시기간·횟수 제한한 변호사시험법 7조 논의 시작

 

오탈자 제도가 폐지될 수 있을까. 헌법재판소가 오탈자 제도를 규정한 변호사시험법 7조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앞서 헌재는 2016년, 2018년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제한한 변호사시험법 7조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달 중순부터 변호사시험법 7조에 대해 공식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앞서 오탈자 신분이 된 로스쿨 졸업생 20여명은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로스쿨 졸업 후 5년 내 5회로 제한한 해당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헌법 소원을 대리한 류하경 변호사는 “오탈자제도는 변호사시험이 자격시험임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경제적 상황이나 질병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시험을 못 보는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 후 국회는 해당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6, 2018년 헌재는 변호사시험법 7조가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당시 헌재는 “응시기회 제한은 고시낭인 폐해를 극복하고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로스쿨 도입취지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며 “정당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현재 오탈자는 몇 명일까? 법부무에 따르면 오탈자 신분으로 더 이상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없는 로스쿨 졸업생은 총 678명(추산치)이다. 법무부는 장기적으로 270∼370명 수준의 오탈자들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본다. 곧 오탈자가 1000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돼 더 이상 논의를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오탈자 제도는 자격시험화 전제로 도입된 것…이젠 폐지해야” vs “오탈자 제도로 변시낭인 막아야”

 

오탈자 제도를 폐지를 주장하는 측은 오탈자 제도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또 변호사시험법 7조 도입은 로스쿨 도입 당시 변호사시험 합격률 80%, 즉 자격시험화를 전제로 했다고 강조한다. 현재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49∼50%로 떨어져 선발시험이 된 만큼 오탈자 제도가 폐지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법학전문대학원학생협의회 소속 학새들이 지난 2월18일 청와대 앞에서 총궐기대회를 열고 변호사시험 합격률 정상화를 주장했다. 연합뉴스

2009년 4월 로스쿨 제도 도입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18대 국회 제282회 제6차 법제사법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한나라당 소속의 이주영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장은 “변호사시험은 적어도 80% 전후로 합격할 것으로 예상해서 만든 제도이기 때문에 시험가격은 5년 내 5회로 정했다”고 밝혔다.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정형근 교수는 “로스쿨 도입 당시 변호사시험은 자격시험으로 해 5년 정도로 응시기간을 제한했다”며 “지금은 합격률이 49∼50%로 선발시험이 됐기 때문에 응시제한은 옳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오탈자 제도 필요성을 주장하는 측에선 변호사시험법 7조가 이른바 ‘변시낭인’을 막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독일 등에서도 시험 응시 횟수 등을 제한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독일은 사법시험 1차 및 2차 시험 모두 2회의 응시횟수 제한을 둔다. 대신 예외적으로 2차 시험에 한해 특정요건을 충족한 경우 1회의 추가 응시를 허용한다. 일본의 경우 로스쿨 도입에 맞추어 실시된 신(新) 사법시험은 2006년에 최초 실시됐을 당시에는 응시기회를 5년 내 3회로 제한했다. 이후 개정된 사법시험법에 따라 2015년에 실시된 신 사법시험부터는 5년간 최대 5회 응시할 수 있도록 했다.  

 

사법시험 출신 변호사 모임인 대한법조인협회 공보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승우 김수현 변호사는 “사법시험 시절 사시 낭인이 많이 양산됐고,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스쿨 제도가 도입됐다”며 “무제한으로 변호사시험에 응시하게 할 경우 변시 낭인이 나올 수 있고, 직업에 대해 자격요건을 두는 것은 국가가 결정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정치권도 오탈자 문제에 관심…조국 법무부장관 되면 깊은 논의 이뤄질 듯

 

정치권도 점차 오탈자 제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6, 7월과 민주평화당과 더불어민주당은 각각 토론회를 열고 오탈자 제도 개선 등 변호사시험 전반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제20대 국회에서도 오탈자 제도를 개선하는 변호사시험법 개정안들이 발의됐다. 해당 법안들은 병역 의무에 한해 오탈자 제도 예외로 인정해주는 것을 임신이나 출산까지 확대하도록 했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연합뉴스

법조계에선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부장관에 임용될 경우, 오탈자 제도 등 로스쿨제도에 큰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점친다.  조 전 수석은 지난해 10월 한 언론에 기고한 ‘로스쿨의 진화를 위하여 뜻을 모아야’란 기고문을 통해 로스쿨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고문을 통해 “로스쿨은 법조계에 만연한 획일주의와 엘리트주의 등을 없애고 대국민 법률서비스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만들어졌다”며 “필자도 로스쿨 도입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10년차(2018년 기준) 로스쿨에는 미해결 문제가 있다”며 “엄격한 상대평가를 유지하는 로스쿨 시험과 변시의 사법시험화, 변시 합격자 수의 제한, 합격률 저하 등이 그 예”라고 지적했다. 

 

서울 서초동의 한 15년차 변호사는 “조 전 수석이 법무부장관이 될 경우 변호사시험 합격률과 오탈자 제도 등 로스쿨 제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변호사시험법 10조에 따르면, 변호사시험 합격자는 법무부 장관이 결정한다.

 

이런 상황에서 법무부가 변호사시험을 개선하기 위해 5∼8월 운영한다고 밝혔던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 소위원회’ 논의를 연장할 것임을 시사한 점도 눈길을 끈다. 법조계 관계자는 “시험 합격자 결정기준 등 다양한 것을 현재 논의 중이고, 당초 예정됐던 8월 말 이후에도 논의를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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