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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택시 제도 개선안' 발표…택시업계 웃고 '타다' 울고? [일상톡톡 플러스]

입력 : 2019-07-17 10:21:40 수정 : 2019-07-17 10: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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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터카를 활용한 타다나 웨이고·카카오T 등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이 전면 허용되고, 다양한 신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규제가 대폭 완화된다.

 

플랫폼 업체는 사업 규모에 따라 수익 일부를 사회적 기여금으로 내야 한다. 정부는 이 기여금을 이용해 매년 1000대 이상 택시면허를 매입해 택시 공급과잉 해소에 나선다.

 

플랫폼 업체 운전자도 택시기사 자격을 따야 한다. 택시연금제를 도입, 75세 이상 개인택시 운전자가 면허를 반납하면 감차 대금을 연금 형태로 지급한다.

 

국토교통부 김경욱 2차관은 1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6동 브리핑룸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혁신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김 차관은 "이번 방안은 신규 플랫폼 업계와 택시업계의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3월 타결한 사회적 대타협의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며 "관계부처 장관급 회의와 당정 협의를 거쳐 택시와 플랫폼의 혁신성장, 상생발전, 서비스 혁신이 가능하도록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정부, '불법 논란' 타다 등 플랫폼 사업자에게 운송면허 지급…서비스 합법화한다

 

정부는 먼저 불법 논란이 있는 타다 등 플랫폼 사업자에게 운송면허를 내주고 이들 서비스를 모두 합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연말까지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에 나선다.

 

플랫폼 택시는 △규제혁신형 △가맹사업형 △중개사업형 등 3가지 운송사업 형태로 허용한다.

 

규제혁신형은 택시면허 총량 범위 내에서 플랫폼 택시를 허용하고 운행 대수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허가한다.

 

안전, 보험, 개인정보 관리 등 최소한의 요건을 갖춘 플랫폼 사업자에게 정부가 플랫폼 운송사업 허가를 내주되 운영 가능한 대수를 정한다.

 

정부는 매년 1000개 이상 면허를 매입해 택시 허가 총량을 관리하기로 했다.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책이다.

 

플랫폼 사업자는 운송사업 허가를 받는 대가로 운영 대수나 운행 횟수에 따라 수익의 일부를 사회적 기여금으로 내야 한다.

 

정부는 기여금을 관리하는 별도 기구를 만들어 기존 택시 면허권 매입, 택시 종사자 복지 개선 등 플랫폼 업체 진입으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는 택시업계 지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렌터카를 이용한 영업도 허용한다. 갓등·차량 도색 등 현재 운송사업을 위해 갖춰야 하는 기준도 대폭 완화해 다양한 창의적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규제 문턱을 낮춘다.

 

다만 승객 안전 확보를 위해 플랫폼 운전자도 택시기사 자격을 보유하도록 제한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성범죄·마약·음주운전 경력자는 철저히 배제한다.

 

◆플랫폼 운전자도 택시기사 자격 보유…성범죄·음주운전 경력자 배제

 

가맹사업형은 기존 법인·개인택시가 가맹사업 형태로 플랫폼과 결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현재 영업중인 웨이고블루, 마카롱택시 등이 이에 해당한다.

 

특색있는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현재 특별시·광역시 기준 4000대 이상 혹은 총대수의 8% 이상으로 제한하는 면허 대수를 전체 택시의 4분의 1 수준까지 완화하게 된다. 

 

규제 완화 범위를 규제혁신형 사업자 수준으로 낮추되, 법인택시에 기사 월급제 도입 의무를 부과한다.

 

중개사업형은 카카오T 택시처럼 중개 앱(app)을 통해 승객과 택시를 중개하는 방식으로,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운영한다.

 

단순 중개 기능을 넘어 자녀 통학, 여성우대, 실버 케어, 관광·비즈니스 지원, 통역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한다.

 

GPS 방식의 '앱 미터기' 등 다양한 기술 도입을 허용해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통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도록 길을 터줄 방침이다. 

 

◆법인택시 임금구조 월급제로 개편…기사 처우·승차 거부 문제 근절될까?

 

택시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도 내놨다.

 

법인택시의 사납금 기반 임금구조를 월급제로 개편해 기사 처우를 개선하고 승차 거부, 불친절 문제 근절에 나선다.

 

서울·부산·대전 등에 완료한 택시 운행정보관리시스템(TIMS) 보급을 전국적으로 확대해 법인택시 회사의 노무관리와 혁신 노력을 지원하기로 했다. 

 

개인택시 양수 조건도 완화한다. 법인택시 경력 요건을 대폭 완화해 청장년층의 택시업계 진입 기회를 확대한다. 지금은 법인택시 3년 이상 무사고 경력이 있어야 개인택시를 받을 수 있지만 이런 조건을 완화하는 것이다.

 

택시 부제 영업 자율화도 추진한다. 개인택시는 현재 3부제로 운영, 개인택시 기사들은 이틀 영업한 뒤 하루는 반드시 쉬어야 한다.

 

택시 감차사업을 개편하고 택시연금제를 도입한다. 이를 통해 75세 이상 고령 개인택시가 면허를 반납하면 플랫폼 기여금을 이용, 감차 대금을 연금 형태로도 지급한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택시 서비스를 위한 혁신 방안도 마련됐다.

 

현재 법인택시연합회에서 운영하는 택시기사 자격시험을 교통안전공단으로 이관, 공적 관리를 강화하고 성범죄, 절도, 음주운전 등 280개 특정범죄에 대한 경력조회를 주기적으로 실시해 종사자 관리에 나선다.

 

자격취득제한 대상 범죄에 '불법 촬영'을 추가하고, 택시 운행 중 음주운전 적발 시 즉시 자격을 취소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등 강화된 기준 적용을 검토한다.

 

65∼70세 택시기사는 3년마다, 70세 이상 기사는 매년 자격 유지검사를 받도록 하고 플랫폼 업체 기사에게도 영업용 자동차보험 가입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 청장년층 '사업용 차량 경력 요건' 대폭 완화…개인택시 기사 면허 손쉬운 양도 유도?

 

정부가 발표한 '택시 제도 개선방안'의 핵심은 '타다'와 같은 플랫폼 택시를 제도권에 편입할 뿐 아니라, 사납금 폐지와 기사 월급제 등을 통해 전통적 형태의 기존 택시 서비스의 질도 높이겠다는 것이다.

 

잦은 승차 거부와 불친절, 일부 범죄 연루 등으로 크게 떨어진 택시 서비스의 신뢰와 경쟁력을 회복하자는 취지다.

 

정부는 기존 택시의 '공급 과잉', '기사 고령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택시 수를 줄이는 감차(減車)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특히 감차에 응한 75세 이상 개인택시에 감차 대금을 연금 형태로 지급하는 제도도 도입할 방침이다.

 

개인택시 기사들이 쉽게 면허를 넘기고 떠날 수 있도록 청장년층의 '사업용 차량 경력 요건'도 대폭 완화될 예정이다.

 

정부는 최근 택시뿐 아니라 일반 승용차의 고령 운전자 사고가 잇따르는 문제를 반영해 65∼70세 택시기사는 3년마다, 70세 이상의 경우 매년 시야각, 도로 찾기, 복합 운동기능 등을 살피는 '자격 유지 검사'나 치매·시력·고혈압·당뇨 유무 등을 검사하는 '의료 적성 검사' 중 적어도 하나를 꼭 받도록 할 방침이다.

 

◆국민 10명 중 4명 "공유경제 갈등 원인, 기존업계 지나친 반대 때문"

 

한편 타다·우버 등 승차공유와 같은 공유경제의 대표 서비스가 사회적 논쟁의 중심에 서 있는 가운데, 일반 국민은 갈등의 원인으로 기존업계의 반대를 가장 많이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가 발주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공유경제 규제혁신에 대한 국민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은 공유경제 갈등 원인으로 '기존업계의 지나친 반대'(38.0%)를 첫손에 꼽았다.

 

'정부의 무리한 정책추진'이 원인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19.3%였으며, '국회 등 정치권의 조정 실패'(17.4%), '공유경제 업체의 무리한 사업추진'(13.9%) 때문이라는 답변이 그 뒤를 이었다.

 

국철희(왼쪽 두번째)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이 지난달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타다 불법운행 처벌 촉구 및 서울개인택시 플랫폼 사업 실시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연령별로 보면 20대의 절반 이상인 52.5%가 기존업계의 반대를 갈등의 원인으로 꼽았고, 30대(50.7%)와 40대(49.1%)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반면 50대는 정부의 무리한 정책 추진이 문제라는 응답이 33.5%에 달했고 60대 이상에서도 31.4%를 차지했다.

 

현재 한국의 공유경제 활성화 수준을 두고는 응답자의 66.8%가 낮거나 매우 낮다는 의견을 내놨다.

 

공유경제 서비스 허용 범위에 대한 질문에는 시간 또는 횟수 제한을 두고 허용해야 한다는 답이 가장 많았다.

 

승차공유의 경우 42.3%가 오전 7∼10시와 오후 8∼11시 등 일정 시간 내에서만 허용하도록 시간제한을 두고 일일 횟수도 제한하는 가운데 허용돼야 한다고 봤다.

 

시간제한은 없지만 일일 횟수 제한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15.1%였다. 허용금지를 선택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14.7%였다.

 

승차공유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전면허용에 대한 의견이 37.2%로 높았지만, 미경험자의 경우 허용금지(17.1%)의 손을 더 들어줬다.

 

이번 조사내용은 KDI 여론분석팀이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한 결과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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