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이슈 블랙홀’로 떠올랐다. 야당 청문위원들은 서울중앙지검장이 ‘정권 실세’로 통하는 양 원장을 사적으로 만난 것 자체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케 한다며 윤 후보자를 몰아세웠다. 윤 후보자는 “편하게 술 한잔 하는 자리였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야당의 공세는 거셌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얼마 전 양 원장과 따로 만났다가 그 현장이 노출되면서 곤욕을 치른 것과 유사하다. 윤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양 원장이 과거 총선 출마를 권유했고, 이를 거절했던 일을 털어놓기도 했다.
◆윤 후보자, “양정철과 지난 4월 아닌 올초 만나”
윤 후보자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총장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양 원장의 총선 인재영입 과정에서 그와 인연을 맺은 것이 맞느냐’고 질문하자 “맞다”고 답했다.
앞서 청문회를 앞두고 ‘윤 후보자가 지난 4월 양 민주연구원장과 만났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주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의 집중 질의가 이어졌다. 윤 후보자의 대답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윤 후보자는 해당 언론 보도와 관련해 “사실과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오보라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윤 후보자는 올해 양 원장과 만난 시기에 대해 “수첩에 적어두고 만나는 것도 아니고, (정확한 시점을) 어떻게 말씀드릴 수 있나”라며 “올해 1∼2월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양 원장과 처음 만난 시점에 대해 윤 후보자는 “2015년 제가 대구고검에 근무하던 시절에 가까운 선배가 서울에서 얼굴 한 번 보자 해서 식사 장소에 나갔더니 그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양정철 처음 만났을 때 수 차례 총선 출마 권유해 거절”
당시는 윤 후보자가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 외압을 폭로한 이후 한직으로 밀려나 있던 시기다. 윤 후보자는 “(당시 양 원장이) 출마하라고 간곡히 얘기했는데 제가 거절했고, 이후에도 ‘다시 생각해볼 수 없느냐’고 몇 차례 전화가 와서 ‘그런 생각이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자는 “당시 ‘정치에 소질도 없고 정치할 생각은 없다’고 얘기했다”며 “그분하고 몇 차례 만났다고는 하지만, 단둘이 무슨 얘기를 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 자리에 초대한 선배와 교수 몇 분이 계셨는데, 해외에서 잠깐 들어왔다 나간다고 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양 원장과 지난 2월 만난 이유에 대해선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검찰총장이 될지도 모르니까 양 원장이 이런저런 사건을 잘 해보라고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윤 후보자는 별다른 대답 없이 웃기만 했다.
◆국정원장 만나서 논란된 양, 이번에 또…
김 의원은 윤 후보자에게 “양 원장이 (지난 2월 만날 당시) 어떤 사건의 수사 대상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윤 후보자는 모르고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또 “지난달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한국당이 양 원장을 고발한 사실을 알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 같은 문답이 이어지다가 윤 후보자는 “양 원장이 서훈 국정원장을 만난 것을 말하는 것인가”라고 구체적인 사건을 지목했다. 앞서 지난 5월 양 원장과 서 국정원장이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만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며 정치적 중립성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게 인 바 있다.
김 의원은 “곧 피의자가 될 사람을 몇 달 전에 만난 것이 적절한 것인가”라고 다그쳤으나 윤 후보자는 “나중에 고발이 들어올지는 당시 알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김 의원 외에도 복수의 한국당 의원들이 윤 후보자와 양 원장의 만남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자는 “제가 만약 검찰총장으로 취임한다면 여야 의원님들도 기회가 될 때마다 자주 뵙고 말씀을 들으려고 하는데, 하여튼 많이 유의하고 부적절한 것은 조심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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