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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로 불 지핀 '법조계 기수문화'…검찰 길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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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6-18 14:14:18 수정 : 2019-06-18 14: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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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되며 검찰 수장의 자리에 한단계 가까워졌다. 인사청문회에서 가시밭길이 예상되지만 국회 동의가 필요 없는 검찰총장 청문회 특성상 큰 무리가 없으면 윤 후보자의 총장행이 확실시 되고 있다. 기수파괴라는 논란을 던진 이번 지명 이후 윤 후보자가 선택해야 할 검찰 인사 체제와 법조계 고질적인 기수 문화에 대한 비판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23기 ‘동기집단지도체제’ 가능할까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후보자가 검찰 총장이 될 경우 시급하게 해야할 1순위 과제로 검찰 인사가 손꼽힌다. 자신을 지근거리에서 지킬 대검찰청 차장에서부터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 고검장 중 최고참이 해온 서울고검장 등 윤 후보자는 향후 고검장과 지검장, 지청장에 이르는 검찰내 주요 보직 인사를 챙겨야한다. 문제는 이번 윤 후보자의 발탁으로 윤 후보자보다 연수원 선배기수인 19기에서 22기까지의 사퇴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윤 후보자가 향후 검찰 내 안정을 위해 검사장급 선배 검사들의 경우 잔류를 시키고, 동기 검사들을 중용하는 인사운영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 후보자도 이를 의식해 선배 검사들에게 향후 검찰을 함께 이끌어갈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윤 후보자를 정점으로하는 검찰에서 선배 검사들이 함께 동조할지는 의문이다. 또 2005년 11월 취임한 정상명 전 총장이 선택한 동기집단지도체제도 대안으로 나오고 있지만 윤 후보자의 경우 10명에 달하는 연수원 23기에게 모두 ‘예우’를 갖춰 붙잡을 자리도 부족한 상황이다. 결국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가운데 최소 절반 이상은 교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에도 동기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파격적인 지명으로 검찰 내 간부들 사이에 충격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청문회를 전후로 일부 고검장들의 사퇴와 동기들과의 교류를 통해 향후 운영될 검찰 지도체제의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한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직원들이 대화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수파괴, 청와대의 검찰 길들이기 평가도

 

검찰 내부에서 이번 윤 후보자의 지명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윤 후보자는 당초 검찰총장 유력 후보였지만 실제 청와대가 19기에서부터 22기까지를 건너뛰는 파격 지명을 단행하자 검찰 간부들은 술렁이고 있다.

 

이에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지명을 검찰내 고질적인 문제로 손꼽혀온 기수파괴를 노린 청와대의 판단으로 보고 있다.

 

검사장 승진에서 누락된 동기 검사들의 집단사퇴와 검찰총장이 될 경우 그 선배와 동기들이 검찰을 떠나야하는 고질적인 문화는 피라미드형 검사동일체 원칙과 함께 대표적인 법조계 문제로 지적돼왔다. 공식적으로 검사동일체의 원칙이 법문에서 사라졌지만 상명하복식 검찰 문화는 여전하고 이러한 조직을 운영하는데 필수적인 것이 기수문화다.

 

기수 문화는 기수열외와 따돌림이라는 문제를 낳았다. 실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조차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평검사 시절을 회상하며 “상부와 마찰을 빚은 슬롯머신 수사 이후 2년간 검찰 내부에서 따돌림을 당해 나왔다”고 밝힌바 있다.

 

이러한 기수 문화는 검찰 뿐만 아니라 법원에서도 적용된다. 과거 김명수 춘천지방법원장이 대법원장 후보로 지명되자 기수파괴 논란이 나오기도 했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이번 지명이 파격적이긴 하지만 기수문화는 고질적인 문제였다”며 “선배 검사들에 대한 예우는 하면서 기수에 상관없이 적재적소에 능력있는 인재를 등용해야 신뢰받는 검찰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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