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3개국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16일 오후 귀국 즉시 고(故) 이희호 여사가 평생을 머물렀던 마포구 동교동 사저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이 여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경기도 성남의 서울공항에서 동교동 사저까지 차량을 이용해 이동했다.
핀란드 현지에서 이 여사의 부음(訃音)을 접한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순방을 마치고 바로 뵙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동교동 사저는 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가 살아온 삶의 굴곡을 따라 민주화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곳이다. 1963년 목포에서 당선돼 서울로 올라와 살게 된 뒤 고인이 거의 평생을 머문 공간이다.
형식적인 현충원 묘역 참배보다는 고인이 평생을 머물렀던 곳에서 유족을 진심으로 위로하기 위해 동교동을 먼저 찾았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리에서 이 여사의 차남 김홍업 전 의원, 삼남 김홍걸 민화협대표 상임의장 등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나라의 큰 어른을 잃었다”며 깊은 슬픔을 전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이에 김 전 의원은 “문 대통령과 김 여사가 특별히 신경 써주셔서 마지막까지 잘 모실 수 있었다”며 “정말 많은 국민들이 빈소를 찾아 주셔서 마지막 가시는 길이 외롭지 않으셨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의 역사는 김대중 대통령 때부터 시작됐고, 그 곁엔 늘 여사님이 계셨다”며 “계시는 것만으로도 중심이 되어 주셨는데…”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