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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장 “다소 빨랐다”… 속도조절론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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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착수 / 전원회의서 박준식 위원장 선출 / 향후 결정 과정 ‘캐스팅보트’ 역할 / 첫 회의서부터 노사 날선 신경전 / 근로자측 “자율성 미보장 땐 파행” / 사용자측 “소상공인 어려움 겪어” / 6월 27일까지 의결 험로 예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선임된 박준식 위원장이 3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최저임금위원회가 30일 새 위원장을 선출하고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필두로 당·정·청 전반의 측면 지원을 받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론이 점점 가시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신임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박준식 한림대 교수는 “(최저임금) 절댓값을 봤을 때 지난 2년 동안 우리 사회에서 있었던 최저임금 인상 수준이 다소 빨랐던 것은 어느 정도 사회적 공감대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캐스팅보트를 쥔 공익위원이자 회의를 총괄하는 위원장이 “다소 빨랐던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이냐’고 기자들이 재차 묻자 “속도조절이라는 것의 의미를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속도 자체에 대한 여러 이익집단의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속도조절을 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보다는 이런 빨랐던 최저임금 인상 과정이 우리 사회의 경제, 사회, 노동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다각적 각도에서 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장에서 박준식 위원장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시스

박 위원장은 또 “과거 최저임금이 낮았던 시기에는 최저임금 인상의 임팩트나 영향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지만 지금은 우리도 선진국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어느 정도 올라와 있기 때문에 최저임금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면밀히 파악해야 하고, 그런 영향은 노동자뿐 아니라 고용주에 미치는 영향도 크기 때문에 공정하게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전원회의를 열어 공익위원인 박 교수를 새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박 위원장은 강원 춘천 출신으로, 연세대 사회학과를 나와 미국 시카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4년에는 대통령 자문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민간위원을 지냈다. 현재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포용사회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전체 27명의 위원 가운데 근로자위원 7명, 사용자위원 8명, 공익위원 9명 등 24명이 참석했다. 이들 가운데 공익위원 8명과 사용자위원 2명은 이번에 교체됐다. 이번 회의가 새로 진용을 짠 최저임금위원회의 첫 전원회의인 셈이다.

회의에서는 속도조절론을 두고 노사가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근로자위원인 백석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에서 “정부가 생각하는 최저임금 속도조절은 정부가 맡아 해야 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속도조절론에 견제구를 던졌다. 백 사무총장은 “분명하게 법에 명시된 최저임금위가 있고 위원들의 독자적이고 자발적인,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한 내용을 만드는 자율성을 보장하지 않으면 또 파행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장에서 박준식 위원장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이에 대해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우리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려의 목소리가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최저임금이 2년 동안 너무 급격히 올랐고 수준도 국제적으로 봐도 높게 올라 있어 소상공인 등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류 전무는 “이번 최저임금위에서는 시장에 신호를 확실히 보내는 게 필요하다”며 “뭔가 변화의 모습을 줄 수 있는 심의 결과가 나오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최저임금위는 이날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일정을 확정했다. 최저임금위는 다음 달 4일 생계비 전문위원회와 임금 수준 전문위원회를 열어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기초자료를 심사하고 4차례 전원회의를 개최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하기로 했다. 법정 기한인 다음 달 27일까지 심의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재갑 고용노동부장관은 신임 위원들에게 위촉장을 건네며 “최저임금이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 안정과 고용·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균형 있게 고려해 국민적 수용도가 높고 합리적인 수준의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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