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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정현 "WHO 결정은 게임에 부정적 프레임 씌워… 韓, 권고 뿌리쳐야"

입력 : 2019-05-28 16:45:02 수정 : 2019-05-28 16: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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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정현(사진) 한국게임학회장 겸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가 게임이용장애(게임중독)를 질병으로 분류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결정에 대해 “우리나라 정부만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위 학회장은 28일 오전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WHO의 권고에 대해 조금 대단히 유감스러운, 유감을 표한다”라며 “현재 WHO의 권고를 가장 서둘러 도입하려고 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일본, 미국, 유럽, 심지어는 아시아 국가인 중국·대만 같은 경우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입장”이라며 “중국은 WHO 권고보다도 훨씬 더 강한 자체 규제 정책들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위 학회장은 “일본이나 대만도 WHO의 질병코드에 대해 별 사회적 관심이 없는데, 유독 한국만 찬반 논란이 뜨겁다”고 지적했다.

 

앞서 WHO는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총회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해당 개정안은 총회 폐막일인 28일 최종 발표되면 유예기간을 거쳐 2022년부터 194개 회원국에 적용된다.

 

이런 WHO의 결정에 국내 게임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 WHO의 결정이 ‘셧다운제’ 확대나 ‘게임중독세’ 도입 등과 같은 규제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위 학회장은 “이미 게임의 과몰입 현상에 대해 저희들이 인지하고 있다”라며 “게임 산업계, 또 학계가 이런 과몰입에 대한 예방과 치료를 위해 지난 20년간 다양한 형태의 노력을 해온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위 사진은 특정 기사와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이런 노력들과 질병 분류는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위 학회장은 “게임은 술과 담배, 마약 등과 같은 원인물질과는 다르게 봤지만 ‘행위에 대한 중독’, 즉 도박중독과 유사하게 봤다”라며 “하지만 일반 시민들의 눈에는 원인물질인지 행위중독인지 이런 구별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결국 게임도 중독으로 갈 수 있는 물질이나 행위라는 프레임이 씌워질 수 있다는 점에 저희들은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 학회장은 또 미국의 경우를 들어 우리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이번 WHO의 권고와는 다른 독자적인 자신들의 질병분류 기준을 가지고 있다”면서 “미국 정신의학회에서 내놓은 기준인데, DSM-5라고 부른다. 지난해 10월 나온 권고안인데 미국은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지정한 게 아니라 ‘지정보류’로 해놓았다"고 전했다. 게임이용장애가 질병이 되려면 더 많은 데이터와 기준, 과학적인 근거 등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것.

 

김호성 앵커는 “몇 년 전 게임광이었던 20대 젊은 아버지가 게임을 하러 나가려고 하는데 어린 아들이 잠을 자지 않아 손으로 코와 입을 막아 살해했다는 충격적인 사건도 있었다”며 게임의 부정적인 측면을 언급했다.

 

이에 위 학회장은 “반대로 이런 질문을 해보고 싶다. 예를 들어 게임이 없어진다면 이런 살인사건 같은 강력사건이 사라지냐는 것”이라며 “과거 게임이 없을 때도 이런 살인사건이나 강력사건은 발생했고, 게임이 있는 상태에서 그런 일이 발생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 학회장은 게임으로부터 야기된 각종 사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게임업계와 학계의 노력은 계속 돼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단 게임회사가 서버를 통해서 게임접속 상황을 지켜볼 수 있어 지나치게 게임을 많이 사용하는 청소년이나 성인에 대해 ‘쿨링 다운’하는 시스템은 필요할 것 같다”라며 “현재 게임회사들이 지원해서 전국의 게임 장애에 대한, 즉 과몰입에 대한 여러 가지 치료센터, 힐링센터도 설치돼 있다. 보건복지부 같은 경우도 중독치료센터를 전국 50곳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이번 WHO 개정안으로 게임산업에 대한 세계적 규제가 강화되면 2023년부터 3년간 한국 게임 산업이 입게 될 경제적 손실이 최대 11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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