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강제징용됐다가 6·25전쟁에 참여했던 고(故) 최창수씨 가문이 ‘병역명문가’ 대통령 표창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광복군으로 활동했던 고 박영만씨 가문도 같은 표창을 받게 됐다.
병무청은 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제16회 병역명문가 시상식’을 열고 최창수씨, 박영만씨 등 21개 가문에 대통령 표창과 국무총리 표창, 국방부 장관 표창 등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병역명문가는 1대 할아버지부터 2대 아버지·형제 그리고 3대인 본인·형제·사촌형제까지 가문 모두가 현역으로 군 복무를 명예롭게 마친 가문을 말한다. 올해는 수상자들을 포함해 역대 최다인 741개 가문 3820명이 병역명문가로 선정됐다.
병무청에 따르면 최창수씨는 일제강점기 때 두만강 건설현장에 강제징용됐다가 백두산을 넘어 구사일생으로 탈출했다. 이후 6·25전쟁이 터지자 의무병으로 참전해 전장에서 수많은 전우의 생명을 지켜냈다. 최씨 가문은 2대 최종옥씨를 포함해 3대에 걸쳐 모두 12명이 총 360개월 동안 현역으로 명예롭게 병역을 이행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박영만씨는 일제강점기 때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부령(副領)을 맡으며 선전과장으로 활동했다. 이범석 장군을 도와 미국 전략첩보국 안에 한국인 공작반을 설치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광복군 군가인 ‘압록강 행진곡’을 작사하고, ‘조선전래동화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박씨 가문에는 7명이 총 195개월 동안 군 복무를 했다.
6·25전쟁 당시 의무관으로 복무하며 많은 부상자를 치료한 고 한기삼씨 가문(12명, 344개월), 6·25 때 세번의 부상을 입으면서도 여러 전투에서 전과를 올린 고 안승윤씨 가문(11명, 309개월) 등은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이밖에도 국방부장관 표창에 고광일씨 가문 등 5개 가문이 선정됐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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