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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민주 '네탓 타령'에… 美 ‘셧다운’ 장기화 조짐

입력 : 2018-12-25 20:09:48 수정 : 2018-12-25 20: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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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장벽 예산 놓고 대치 계속 / 트럼프 “민주, 큰 대가 치를 것” 맹공 / 민주 “트럼프, 나라 혼돈에 빠뜨려” / 언론 “당분간 업무정지 이어질 듯” / 양측 해결 의지 없고 의원들 휴가 / 여론 부담감… 백악관, 절충안 제시 / 민주당 거부에도 물밑협상 여지도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 발생한 두 차례의 셧다운 사태와 달리, 이번엔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에 대한 백악관과 민주당의 갈등이 오히려 점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은 24일(현지시간) 셧다운 나흘째인 성탄절 이후에도 당분간 연방정부의 업무정지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22일 0시를 기해 발생한 셧다운 사태에 백악관과 민주당이 한 치의 양보 없이 대치하고 있다고 언론은 전했다. 지난 1월과 2월 셧다운 당시엔 양측이 24시간 이내에 긴급 회동하며 사태를 조기에 종료시켰지만, 이번엔 서로 날을 세우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의회나 백악관이 연방정부 업무를 재가동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의원들 상당수가 성탄절 연휴를 맞아 워싱턴을 떠났고, 의회 지도부 인사들의 사무실도 문을 닫은 상태다.

‘셧다운’ 사흘째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발발한 지 사흘째인 24일(현지시간) 워싱턴 기념탑 인근의 국립공원 내셔널몰에 쓰레기들이 쌓여 있다. 성탄절 연휴를 맞아 의원 다수가 워싱턴을 떠남에 따라 연방정부의 셧다운 사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워싱턴=AFP연합뉴스
양측의 갈등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셧다운 종료에 핵심 역할을 해야 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입장을 거두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사태를 키우고 있다는 게 언론의 지적이다.

당초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연말연시 연휴를 보내려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백악관에 홀로(불쌍하게) 앉아있다”며 민주당에 책임을 돌렸다. 그는 “나는 민주당이 돌아와 절박하게 필요한 국경 보안에 대해 합의를 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합의를 원하지 않는 민주당 인사들은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국경장벽 (건설 비용)보다 더 큰 비용을 치르도록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 등과 회동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입장만 고수할 뿐, 셧다운 정국 타개를 위한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민주당도 꽉 막힌 정국을 풀 의지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공동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크리스마스이브에 나라를 혼돈에 빠트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을 경질한 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개인적인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우파 라디오와 TV 진행자들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트럼프 셧다운’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네 탓’ 공방엔 셧다운 사태에 대한 여론의 비판을 우려한 부담감이 드러난다. 백악관이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과 관련, 기존 요구인 57억달러(약 6조4000억원) 대신 국경 보안 예산 25억달러로 책정한 절충안을 제기했다는 언론 보도도 이어졌다. 슈머 원내대표가 즉각 절충안을 거부했다고 알려졌지만, 물밑 협상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다.

문제는 물리적 한계이다. 셧다운 사태를 회피하기 위해서는 백악관과 의회 지도부의 긴밀한 협의를 바탕으로 상원과 하원에서 동시에 예산안이 통과돼야 한다. 하지만 백악관은 핵심인사들의 잇따른 사임 발표로 혼돈에 빠져 있고, 내년 1월3일 개원하는 하원에서는 야당인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다. 하원과 달리, 상원은 성탄절 연휴 직후인 27일 본회의 일정을 잡아뒀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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