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아자란 청각장애인과 언어장애인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귀가 들리지 않거나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는, 또는 둘 다 해당되는 사람을 이렇게 부른다. 우리 형법은 장애인 권익을 옹호하는 차원에서 농아인이 범죄를 저지른 경우 무조건 형을 감경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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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아인 사기단 ‘행복팀’한테 사기를 당한 농아인 피해자들이 지난해 2월 경남 창원중부경찰서 앞에서 ‘행복팀’의 엄벌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 유사수신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범죄단체 조직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는 최근 대법원에서 징역 23년형이 확정됐다.
애초 1심은 김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는데 피해 농아인들이 “형량이 너무 가볍다”고 항의하자 2심에서 징역 23년으로 가중됐고 대법원도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피해자 중에는 집을 담보로 2억원을 대출받아 행복팀에 건넸다가 불어나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도 있다. 피해 농아인들은 ‘농아인 감경’을 규정한 형법 11조 폐지를 요구하면서까지 김씨의 엄벌을 탄원했다. 피해자들은 “과거와 달리 현재 농아인의 정신발달 정도와 특수교육 수준을 고려하면 이는 오히려 차별적 규정”이라며 “특히 농아인이 다른 농아인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경우 그 적용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형법 제정 당시부터 있었던 ‘농아자 감경’ 조항을 두고 그간 여러 차례 논란이 벌어졌다. 1992년과 2011년에는 해당 조항을 삭제하는 형법 개정안이 발의됐다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현재도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형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이 개정안은 ‘농아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형을 감경할 게 아니라 구체적 사정을 고려해 법관이 형의 감경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처럼 논란이 분분하자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현)가 이 문제의 공론화에 나섰다. 7일 변협 주최로 열린 ‘형법 제11조 농아자 필요적 감경 조항의 재조명과 발전적 개선 방향’ 심포지엄이 그것이다.
변협 인권위원인 장영재 변호사가 주제발표를 하고 이어 법무부 신희영 검사, 한국농아인협회 중앙회 강재희 상임이사,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 이정민 변호사, 강남대 강창욱 교수 등이 참여한 가운데 토론을 했다.
변협 관계자는 “농아자의 용어 정의부터 농아자의 지적능력에 대한 국내외 연구 결과 등을 비롯해 형법 11조 농아자 필요적 감경 조항에 대한 발전적 개선 방향을 논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며 “심포지엄에서 제기된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토대로 해당 조항의 존치, 개정 또는 삭제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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