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전북대병원에 따르면 최근 2019년 전공의 모집을 마감한 결과 정원 45명의 외과에 40명(88%)이 지원해 미달사태를 보였다. 18명을 모집하는 치과에도 지원자는 14명(77.7%)에 그쳤다.
산부인과와 비뇨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핵의학과 등은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치과 계열 중에서도 보철과, 구강내과에는 지원자가 전무했다. 지역거점병원으로서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내과는 정원 9명에 10명이 지원했고, 정신건강의학과와 피부과는 각각 2명, 1명 모집에 3명, 2명이 도전했다. 3명씩 모집하는 정형외과와 재활의학과에는 4명, 3명이 지원했고, 마취통증의학과는 정원 4명을 가까스로 채웠다.
원광대학교병원도 최근 전공의를 모집한 결과 30명 정원 중 21명에 머물러 일부 과에서 미달사태가 빚어졌다. 내과는 정원 6명 중 절반인 3명만 채웠고, 소아청소년과(2명)에는 1명이 지원했다. 신경과와 신경외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핵의학과는 단 1명씩만 선발하는데도 지원자가 아예 없었다.
전공의 부족 사태가 가장 심각한 곳은 비뇨의학과다. 두 대학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7년간 전공의 정원을 1명씩 배정했지만 지원자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의료계에서 비뇨의학과가 ‘3D 업종’으로 인식돼 지원을 꺼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큰 수술이 많지만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고 건강보험공단의 지원도 약하다는 이유에서다.
전공의가 없다 보니 전문의 이외 의사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대학병원 측은 이 같은 비인기과 전공의 부족 사태가 전문의 업무량 증가를 불러와 의료 서비스 질을 떨어뜨려 자칫 환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근심했다. 최근 ‘진료보조 인력’이 전문의·전공의 역할을 대신하는 불법적인 의료행위가 빚어지는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맞물려 있다. 미달사태가 지속하면 비인기과는 폐과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대병원 A교수(비뇨의학과)는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전공의와 전문의가 14명 있었지만 이후 비인기과로 전락해 현재는 전문의 8명이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며 “고령화가 가속하면서 향후 비뇨기과 관련 환자가 속출하더라도 수도권 등지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어 환자들에게 많은 불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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