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북·미 고위급회담이 곧 열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폭스뉴스 등에 출연해 “이번주 후반에 뉴욕에서 카운터파트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이 이르면 7일 방미해 회담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미국에 의해 검증된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그러고 나서 북한 주민을 위한 더 밝은 미래’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비핵화와 검증을 대북제재 해제의 전제조건으로 못 박은 것이다.
북한의 ‘선 제재 완화’ 요구와 미국의 ‘선 비핵화·검증’ 요구가 충돌하는 가운데 풍계리 핵실험장, 동창리 미사일시험장, 영변 핵시설의 폐쇄·사찰과 미국의 상응조치 간 빅딜이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건은 북한이 핵 폐기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느냐 여부다. 하지만 북한은 최근 외무성 관계자 논평을 통해 핵 개발과 경제건설의 ‘병진 노선’으로 복귀할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북한이 진심으로 비핵화에 나설 의지가 있다면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북·미 간 비핵화 논의가 시작된 지 반년이 넘어선 만큼 이제 결과물을 내놔야 할 것이다. 북측은 이번 회담에서 핵 신고에 대한 진전된 입장을 밝혀 비핵화 로드맵을 짤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야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일정이 잡히면서 비핵화 협상이 정상 궤도에 올라서고 한반도 평화 정착의 기회도 열릴 것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