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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융·실물 동시 붕괴… 어떤 경고음이 더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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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0-25 23:30:01 수정 : 2018-10-25 23: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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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 이달 들어 12% 급락 / 3분기 경제성장도 ‘0%대’ 지속 / 혁신 빠진 역주행 정책의 결과물 국내 주가는 어제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뉴욕 증시의 ‘검은 수요일’ 충격으로 아시아 증시가 동반 하락하면서 코스피지수는 1.63% 떨어졌다. 2000선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비관론이 고개를 든다. 공포가 확산되는 것은 대형 악재가 곳곳에 도사리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미·중 무역전쟁, 유가 상승, 세계경제의 호황 마감 조짐 등이 모두 금융시장을 흔드는 악재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12%나 빠졌다. 주목되는 점은 우리 증시의 하락 폭이 서구 선진국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이다. 바깥의 악재보다 우리 내부에 도사린 악재가 훨씬 심각하기 때문이다. 역주행한 경제정책의 누적된 결과물이라는 분석이 있다.

어제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0.6%에 그쳤다. 올 1분기 간신히 1.0%를 기록해 지난해 4분기의 마이너스 성장 충격을 벗어나는가 싶더니 두 분기 연속 ‘0%대 성장’을 이어간 것이다. 3분기 성적표에선 꽁꽁 얼어붙은 실물경제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투자는 차갑게 식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4.7%로, 두 분기 연속 감소했다. 건설투자는 -6.4%로, 20여년 만에 최저치다. 곳곳에서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는 소리로 요란하다. 어제는 자동차산업에서 또 경고음이 울렸다. 현대자동차의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76%나 급감했다고 한다. 실물경제가 침체의 늪을 향해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이다. 한·미 금리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면 기업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 자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일자리와 소득은 늘어날 턱이 없다.

우리 경제를 어둡게 보는 외국인 투자 자금은 속속 빠져나가고 있다. 이달 들어 채권시장과 코스피시장에서만 5조원 가까운 외국인 자금이 이탈했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자금 이탈은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정부의 대책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라면 성장 엔진을 돌리는 정책을 전면화해야 한다. 반기업·친노동 규제를 풀어 기업 투자와 산업 혁신의 물꼬를 터야 한다. ‘소득주도성장’ 구호에 눌려 경제부처들은 혁신 구호 한마디 제대로 외치질 못한다. 그제 발표된 고용·경제 대책에서도 알맹이 빠진 헛구호만 즐비한 실정이다. 공유경제를 말하면서 ‘카풀’ 허용을 말하지 않고, 원격진료를 말하면서도 언제 실시할지에 대해선 얼버무렸다. 이익단체에 밀려 규제 하나 풀지 못하면서 ‘혁신 성장’만 소리친다. 이런 자세로 나라 안팎의 쓰나미에 어찌 대처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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