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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병준 ‘집도의’, 중증 한국당 제대로 수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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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18 00:38:43 수정 : 2018-07-17 17: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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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정부 인사에게 당의 수술을 맡기는 자유한국당의 실험이 시작됐다. 한국당은 어제 전국위원회를 열어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혁신비대위원장으로 추인하는 안을 의결했다. 그는 수락사를 통해 “잘못된 계파 논쟁과 진영 논리 속에서 그것과 싸우다가 죽어서 거름이 되면 큰 영광”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 등 중책을 맡았던 인물이다. 박근혜정부에서는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받기도 했다.

한국당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로부터 준엄한 심판을 받고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선거 직후 의원들이 국민 앞에 무릎을 꿇는 퍼포먼스를 했지만 그때뿐이었다. 친박·비박으로 갈라져 네 탓 공방을 벌이기에 바빴다. 의원 모두가 책임을 통감하고 처절한 반성을 해도 모자랄 판에 알량한 기득권을 지키겠다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국당은 사망 직전의 중증 환자나 다름없다. 110석이 넘지만 국민 지지율은 6석의 군소정당인 정의당과 같은 10%에 머문다. 그런 제1야당을 되살리려면 김 위원장은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 임시방편의 처방은 병을 더치게 만들 것이다. 뼈와 살을 도려내는 심정으로 썩은 환부를 도려내야 환자가 살 수 있는 길이 생긴다.

개혁의 핵심은 인적 쇄신이다.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기득권 지키기에만 혈안이 된 인사들에게는 가차 없이 메스를 들이대야 한다. 사람을 바꾸지 않고는 진정한 혁신이라고 할 수 없다.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정책도 도돌이표가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런 고강도 쇄신은 비대위가 전권을 쥐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도 친박은 ‘관리형 비대위’를 요구한다. 총선 공천권 등 기득권을 지키려는 후안무치한 행태다. 당의 위기에 일말의 책임의식을 갖는다면 입을 닫고 당의 개혁조치에 따라야 할 것이다. 그것이 폐족으로서 최소한의 양식이다. 한국당은 고심 끝에 자신이 그토록 비난하던 노무현정부의 인사를 ‘집도의’로 모셔오는 정치 실험을 선택했다. 그 치료가 성공하려면 환자는 의사를 믿고 수술을 맡겨야 한다. 환자가 소리치고 자기주장만 하면 수술은 하나 마나다.

보수 정당의 비전과 가치를 일신하는 일도 중요하다. 한국당의 정책과 사고는 시대에 너무 뒤처져 있다. 건전 보수의 존재는 민주주의와 국가 발전에 필수적 요건이다. 국가의 짐이 아니라 밑돌이 되는 제1야당의 재탄생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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