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현)는 9일 오는 9월 임기가 끝나는 이진성 헌재소장 후임자 후보로 강 재판관과 유 재판관을 추천했다. 이 헌재소장과 함께 임기가 끝나는 강 재판관이 새 헌재소장에 임명되면 새롭게 6년 임기가 보장된다. 재판관으로 이미 1년 남짓 재직한 유 재판관이 새 헌재소장에 임명되면 재판관 잔여 임기인 5년 여 동안 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여야 합의’ 강일원 VS ‘문 대통령 지명’ 유남석
강 재판관은 사법연수원 14기로 1985년 서울형사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20여 년간 판사로 활동했다. 2008년 대법원장 비서실장, 2009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을 지냈고 2012년 9월 국회 선출(여야 합의 추천)로 재판관이 되었다. 강 재판관은 국제적 헌법자문기구 베니스위원회에서 헌법재판공동위원장(2014∼2015)을 역임하고 2015년부터는 유일한 비유럽국가 출신 집행위원으로 활동하는 중이다. 변협은 “헌법 및 헌법재판 관련 국제회의 참가를 비롯한 활발한 국제무대 활동으로 한국 헌재의 국제적 위상 제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유 재판관은 사법연수원 13기로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심의관을 거쳤다. 1993년 헌재 연구관, 2008년 헌재 수석부장연구관을 거쳐 헌법재판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법원 내 ‘헌법연구회’ 회장도 역임했다. 평소 성품이 겸손하고 따뜻하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양쪽의 견해를 경청하는 열린 마음을 가진 판사로 알려져 있다. 변협은 “재판관으로서 그동안 쌓은 경험에 더해 헌재소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헌법기관의 위상 제고에 큰 지지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높이 평가했다.
◆김용헌, 이영모 이어 ‘사무처장 출신’ 재판관 될까
변협은 이진성 소장과 함께 임기를 마치는 김이수, 안창호 재판관 등의 후임 재판관 후보도 13명이나 추천했다. 우선 김용헌(사법연수원 11기) 전 헌재 사무처장은 1981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32년간 판사로 근무하면서 재판 업무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2013년부터 헌재 사무처장을 역임하며 헌재 지역삼당실을 설치하고 대통령 탄핵심판과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등 정치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건의 심판 업무를 차질 없이 지원했다. 변협은 “김 전 사무처장이 헌재 사무처 업무를 관장하고 지휘·감독하면서 헌재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김주영(사법연수원 18기) 변호사는 1992년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시작으로 현재 법무법인 한누리 대표변호사로 재직하는 등 26년간 변호사로 활동했다. 증권법, 공정거래법 및 상사법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였고 특히 밀알학교 공사방해중지 가처분소송에서 헌법상 보장된 장애아동의 교육받을 권리를 인정받아 주민들 반대로 난항을 겪던 전국의 수많은 장애인 관련 시설들 건립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되었다. 변협은 “사법연수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했음에도 개업 변호사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이래 재야법조인으로서 올바른 자세와 봉사하고 개혁하는 정신으로 사회 개혁적 업무에 종사해왔다”고 평가했다.
◆성낙송, 김이수 이어 ‘사법연수원장 출신’ 재판관 될까
남형두(사법연수원 18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공 분야 연구와 교육에서 끊임없이 노력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지적재산권 전문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겸직 기간을 포함해 16년 동안 지식재산권, 송무, 기업자문, 조세 분야에서 변호사로서 다양한 실무 경력을 닦았으며 연세대 장애학생지원센터 지도교수를 역임하면서 장애인 등 소수자 인권에 관심을 갖고 끊임없이 봉사를 실천해왔다. 변협은 “법률실무 능력뿐만 아니라 온화한 인간적인 성품까지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평가했다.
성낙송(사법연수원 14기) 사법연수원장은 서울형사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수원지법원장,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를 역임하며 30여 년간 판사로 재직하는 동안 어떠한 정치적 편견도 없이 중립적이고 청렴하게 재판 업무를 수행해 왔다. 변협은 “탁월한 법률지식을 가지고 합리적이고 원만하게 재판을 진행했으며 법원장을 역임하면서 사법행정에도 밝아 재판관으로 매우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신동승(사법연수원 15기) 헌법재판연구원 교수연구부장은 청주지법 판사로 시작해 19년간 판사로 근무한 후 2008년부터 헌재에서 근무, 현재는 헌법연구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판사로 재직 중 2년간 헌재에 파견되었고 행정소송과 관련된 업무도 많이 수행했다. 서울행정법원에서 부장판사로 3년간 재직한 경험이 밑바탕이 되어 헌법재판에 관한 업무 수행 능력이 탁월하다. 헌재 선임부장연구관, 수석부장연구관 등을 역임하면서 헌법재판에 관한 전문적 지식을 갖추고 있다. 변협은 “현재 헌법재판연구원장을 보좌하여 헌법재판연구원의 연구 업무 및 행정사무를 관리·감독하고 있는 헌법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헌법 관련 학계·실무에서 두루 경력 쌓은 이성환 ‘눈길’
양정숙(사법연수원 22기) 변호사는 25년간 변호사로 활동하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변호사연합회와 공동 선언문을 발표, 일본 정부와 군이 가해자임을 인정받았다.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센병 환자들이 보상금을 지급받는 데 노력했다. 또 법조윤리협의회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전관예우 폐단과 법조비리 척결을 위해 노력했다. 변협은 “북한이탈주민, 성폭력,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소송지원, 아동학대 소송지원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일련의 공익소송을 통하여 인권옹호 활동을 펼쳤다”고 평가했다.
이광수(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는 30년간 변호사로 활동하며 우리 사회 약자들의 변론에 일관성 있게 매진하며 여러 분야에서 중요한 판결을 이끌어내 약자들과 소수자를 대변해 왔다. 대법원 사법개혁위원회, 법무부 형사법개정특별분과위원회, 법제처 법령해석심의위원회 위원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법률 이론에 대한 실력을 갖췄다. 특히 변협 인권위원회 위원(2007~현재)으로 활동하며 국내 인권상황에 관한 기록과 인권 패러다임의 변화 과정을 담은 보고서 발행에 중추적 역할을 했다. 변협은 “인신보호법, 행정구금제도 등 사법인권 분야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이성환(사법연수원 15기) 변호사는 서울대 대학원에서 논문 ‘헌법재판소 결정의 효력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1995년부터 15년간 국민대 법대에서 헌법, 법사회학을 강의해 헌법재판에 대한 전문성을 충분히 확보했다. 또 한국헌법학회에서 상임이사, 부회장을 역임하고 한국공법학회, 한국입법학회, 세계헌법학회 한국학회에서 활발한 학술활동을 했다. 변협은 “헌법 관련 논문 20편 이상과 공저 등이 있고 서울YMCA, 공명선거실천협의회 등에서 30년간 시민운동에 참여해 봉사정신과 사회정의 의식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사시 최연소 합격’ 조현욱, 복수 여성 재판관 시대 여나
이종석(사법연수원 15기)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는 1989년 인천지법 판사로 시작해 약 29년간 판사로 재직하면서 법원행정처 사법정책담당관, 서울중앙지법 파산수석부장판사, 수원지법원장 등을 역임했다. 법원 행정과 재판 사무에 모두 정통하고 사법재판 제도의 실무와 이론을 겸비했다. 변협은 “합리적인 재판 진행과 균형 있는 판결로 동료와 재판 당사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태우(사법연수원 19기) 변호사는 1993년 개업해 현재까지 약 25년간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2013년 경남지방변호사회장을 맡아 농촌지역의 법률복지 향상과 농민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마을 변호사’ 활성화를 위해 노력했다. 2015년에는 ’일본군 위안부 창원지역 추모비건립위원회‘ 공동상임추진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변협은 “여성의 인권을 유린한 전쟁범죄에 대항하고 추모비 건립 추진 등을 통해 인권과 자주, 평화 수호 활동을 펼쳤다”고 평가했다.
조현욱(사법연수원 19기) 변호사는 제28회 사법시험 최연소 합격 후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 판사 및 부장판사, 인천시 공직자윤리위원장, 서울시 공익변호사,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 한국여성변호사회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변협은 “성폭력피해자 무료법률구조지원 변호사, 변협 장애인법률지원변호사로서 성폭력 피해자, 장애인 등 사회적 소외계층을 위한 의미 있는 활동을 했다”고 평가했다.
◆변협 "법원, 국민 신뢰 잃어… 헌재 역할이 더 중요"
한위수(사법연수원 12기) 변호사는 서울지법 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헌재 연구부장,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26년간 판사로 활동하고 2008년부터는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민사, 조세, 행정, 헌법 등의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변협은 “한국언론법학회장, 변협 인권위원회 위원,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 등을 역임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 활동, 인권옹호를 위해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홍승기(사법연수원 20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적재산권법 및 민사소송법을 강의하면서 예비 법조인들을 지도하고 있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성격으로 이론과 실무를 조화롭게 해석하고 다양한 연구 성과를 보여 학생과 동료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변협은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으로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법률봉사 활동을 하는 등 인권의식이 투철하다”고 평가했다.
변협은 “현재 사법부는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로 공정한 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잃고 법관의 독립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훼손된 상황”이라며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재판을 수행해야 하는 사법부의 숭고한 정신이 무너진 상황에서 헌재에 거는 기대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변협이 추천한 후보 중에서 헌재소장과 재판관이 배출돼 헌재가 정치적 이념과 이해관계를 떠나 국민의 편에서 헌법을 준수하고,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바로 세워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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