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미국 주식시장이 유달리 강하게 버틸 수 있는 이유는 예상을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의 영향이 크다. 미국 기업들의 1분기 순익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3%를 웃돌았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법인세 인하라는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괄목할 만한 실적 성장이다. 특히 정보통신(IT) 업종의 경우 법인세 인하효과가 거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30%가 넘는 실적 성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유럽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순익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7%에 머물렀다.
앞으로 남유럽의 정치적 위기와 불확실성이 조금 더 이어지더라도 미국 주식시장의 견조한 흐름은 충분히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남유럽발 금융위기가 한창 글로벌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쳤던 2012~2014년에도 결국 S&P 500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평균 15배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당시 상황을 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포함 기업들의 순익성장률이 한 자릿수에 머무르는 등 기업의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낮았다. 반면 현재는 2017~2019년까지 예상 순익성장률이 14%를 웃도는 상황이다. 많은 투자자가 우려하는 대로 남유럽의 정치 위기가 장기화되더라도 미국 주식시장의 가치평가는 PER 15배는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현재 S&P 500 지수의 가치평가는 2019년 예상실적 기준 PER 15.5배 수준이다.
김도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
미국 주식시장의 흐름과 관련된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원자재 가격이 현 수준에서 큰 변화 없이 움직이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의 속도에 조금씩 제동이 걸리는 국면이다. 에너지 기업들의 가치가 재조명받으면서 IT기업들의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동시에 유지되는 결과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유럽발 위기나 무역마찰과 관련된 잡음이 다소 발생하더라도 미국 주식시장의 견조한 흐름은 충분히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남유럽발 정치적 불확실성 등 외부잡음의 영향으로 미국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을 시 충분한 매수기회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김도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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