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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FF 개막작 ‘야키니쿠 드래곤’… “지금 기록하지 않으면 잊힐 재일교포 이야기”

입력 : 2018-05-03 20:23:16 수정 : 2018-05-03 20: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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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재일교포 중 한 명입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이야기이고, 지금 기록하지 않으면 잊힐 수 있겠다는 생각에 작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JIFF) 개막작 ‘야키니쿠 드래곤’을 연출한 정의신 감독이 3일 전주 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야키니쿠 드래곤’을 연출한 정의신 감독이 3일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야키니쿠 드래곤’은 오사카 엑스포가 열린 1970년 전후공항 근처 마을에서 곱창구이 가게를 꾸려가는 재일교포 가족과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가게 이름인 야키니쿠(곱창구이) 드래곤(용)은 아버지의 이름 용길에서 따왔다. 영화는 일하고 사랑하고 싸우고 화해하는 가족과 이웃의 일상을 통해 재일교포의 아픔과 슬픈 역사를 담아낸다. 김상호와 이정은이 부부로 호흡을 맞췄고, 마키 요코, 이노우에 마오 등 일본 배우들이 재일교포 2세로 분해 뛰어난 연기 화음을 선보인다.

원작은 2008년 한국 예술의 전당과 일본 신국립극장이 공동 제작한 동명 연극이다. 한국에서 두 차례, 일본에서도 이례적으로 세 차례 공연했다.

정 감독은 “한국인들이 재일교포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는 소재가 아닐 것이라 생각했지만 생각 외로 많은 분들이 연극을 좋아해줬다”며 “더 많은 한국인, 일본인과 이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어 영화로까지 제작하게 됐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JIFF 김영진 프로그래머는 “야키니쿠 드래곤은 우리가 놓치고 있는 보편적 주제를 감독이 잘 알고 있는 소재를 통해 예술적으로 능숙하게 풀어냈다”며 “관객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영화들이 주로 만들어지는 현재 한국영화 시장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고 평했다.

영화 ‘야키니쿠 드래곤’ 스틸컷.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정 감독은 1957년 일본에서 출생해 연극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 등에서 폭넓게 활동하는 연출가 겸 작가다. 1993년 연극 ‘테라야마’로 키시다 드라마어워드에서 수상했고 같은 해 영화 ‘달은 어디에 떠있는가’로 마이니치영화어워드와 키네마준보어워드에서 최우수시나리오상을 받았다. 이후에도 ‘피와 뼈’(2004), ‘신씨, 탄광마을의 세레나데’(2010) 등 다수의 영화 시나리오를 썼다.

정 감독은 “10년 전 서울과 도쿄의 무대에 올렸던 연극을 전주 국제영화제를 통해 영화로 다시 선보이게 돼 기쁘다”며 “이 작품을 후세들이 볼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과 애착을 갖고 제작했다. 관객들이 많이 공감해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JIFF는 이날 ‘야키니쿠 드래곤’ 상영을 시작으로 열아홉번째 영화 축제의 문을 열었다. 경쟁부문과 비경쟁부문 총 264편의 국내외 영화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JIFF는 오는 12일까지 열흘간 이어진다.

전주=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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