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성으로 글로벌 석권…세계 30개 자동차 업체에 배터리 공급
![]() |
| LG화학 직원들이 오창 전기차 배터리 라인에서 생산된 배터리 셀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화학 |
현재 LG그룹 주력 계열사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LG화학. LG화학은 1947년 '락희화학공업사'로 출발해 1995년 지금의 'LG화학'으로 사명을 바꾼 이후 한국 화학업계를 이끌고 있다.
LG화학이 큰 성장을 이룬 배경 중 하나는 '배터리 투자 결정'이다. LG화학의 대표적인 미래 사업 중 하나는 배터리다. LG화학의 매출 25조6980억원 중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LG화학은 작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순위에서 파나소닉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LG화학은 202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7조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선제적인 연구개발(R&D)로 가격, 성능, 안전성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지속적으로 확보해 3세대 전기차(500km 이상)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서도 1위 자리를 지켜나간다는 전략이다.
◇ 먼 앞을 내다본 결정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1992년 구본무 회장은 영국의 원자력 연구 단지를 방문해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를 처음 본 후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LG에서도 배터리 사업을 추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귀국길에 샘플을 들고 와 2차 전지 분야 연구를 지시한다. 이어 1996년 LG화학에 그룹 연구원들을 모아 본격적으로 배터리 개발을 시작한다.
투자 초기에는 그룹 내 임원들 사이에서 회의적인 목소리가 많았다. 당장 보유한 기술력이 부족한데다 전기차의 대중화를 꿈꿀 수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회사 내부 임원들 사이에서는 10년 가량 연구를 해도 성과가 나오지 않자 불만이 많았다.
당시 고위 임원이었던 A씨는 "구 회장은 주위 만류에도 의사를 굽히지 않고 배터리 사업 전망을 높이 사며 투자를 이어갔다"고 기억했다. 당시엔 기술력이 부족해 실패를 거듭하기 일쑤였다. 연구진들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좌절할 수 있었지만 구 회장의 끊임없는 투자와 지속적인 관심으로 사기가 조금씩 충전됐다.
하지만 사업을 접어야할 만큼 손실이 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 회장은 포기하지 않고 직원들을 다독이며 배터리 생산에 전념했다.
그 결과 1998년 국내 최초로 휴대전화, 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소형 리튬이온배터리 생산에 성공한다. 첫 성공에 탄력을 받은 LG화학은 2000년부터 기술 장벽과 사업 위험부담으로 다른 기업들이 엄두내지 못했던 중대형배터리 분야를 개척하기 시작했다.
구 회장의 안목은 다시 한 번 빛났다. 전기차, 자율주행차가 급부상할 것으로 본 구 회장은 계속해서 R&D 분야에 과감하게 투자했다.
결실은 2002년에 맺어졌다. 처음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A씨는 "2002년부터 세계 2차전지 시장이 확대되며 흑자로 돌아서기까지 약 10년 동안 구 회장의 뚝심 하나만으로 버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
|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사진=주형연 기자 |
◇ 현대·기아차와 첫 계약…중대형 배터리 시장 석권
LG화학은 2007년 말 현대·기아자동차와 아반떼 하리브리드 및 포르테 하이브리드에 대한 공급계약을 맺으며 중대형 배터리 시장에서 큰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 GM 시보레 볼트의 납품업체로 선정돼 승기를 잡은 뒤 한국의 CT&T와 중국 장안자동차, 유럽 볼보와 르노, 미국의 GM과 포드, 이튼 등 모두 8곳의 글로벌 메이저 완성차 업체와 잇따라 계약을 체결하며 세계 최대 배터리 메이커로 자리매김에 성공했다. LG화학은 세계 20여개 완성차 업체를 배터리 공급처로 확보하고 있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기업들은 LG화학을 선택하는 이유로 세계 1위의 품질을 꼽는다. LG화학은 중대형 2차전지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특허출원 건수에서도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LG화학은 분리막 표면을 '세라믹 소재'로 얇게 코팅해 안전성과 성능을 향상시킨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을 개발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구 회장이 안정성에도 총력을 다하라며 직원들을 계속해서 다독인 결과였다. 현재 LG화학이 보유한 '파우치 타입'은 차량 디자인에 맞춰 적용이 쉽고 폭발 위험이 전혀 없다. 표면적이 넓어 배터리 수명이 길다.
◇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주도
현재 전기차는 비싼 가격, 부족한 충전 인프라, 짧은 주행거리 등으로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2022년 제주도 전기차 보급량을 40%로 높이기로 하는 등 전기차 대중화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글로벌 자동차 기업인 폴크스바겐그룹과 약 13조원 규모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셀 공급 계약을 맺는 등 대형 계약을 연이어 터트리고 있다. LG화학이 지금까지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자동차 업체는 전 세계에만 총 30개 업체에 달한다.
LG화학은 올 초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가동을 시작했다. 유럽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만큼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이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와 같은 추세로 봤을 때 LG화학이 당분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매출 성장의 절반 가량은 전기차용 배터리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올해부터 연평균 15% 이상의 고도성장을 통해 오는 2020년 매출 36조4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 부회장은 이어 "수소차용 연료전지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소재도 연구 중"이라며 "중국의 추격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비해 R&D투자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
|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하는 LG화학 오창1공장. 사진=LG화학 |
◇ 전문 개발인력 양성·핵심소재 확보 과제
국내에서 2차전지사업이 발전하려면 전문 개발인력 양성이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는 LG화학의 과제이기도 하다.
LG화학은 배터리 및 바이오 등 분야에서 전년대비 50% 증가한 1500명을 올해 채용할 계획이다. 구 회장이 처음 배터리 분야 개발을 시작할 때 직원들을 충원하며 인재 양성에 매진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분야에서 인력 이탈이 일어나지 않도록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LG화학 자체에서 체계적인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차전지산업의 급작스런 성장에 R&D인력이 부족한 상태"라며 "대학에서 전기화학 분야의 전공학생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핵심소재 확보를 위한 해외광산 개발 정책도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국내 2차전지 산업 현황과 발전 과제'에 따르면 향후 차세대전지에 리튬은 계속해서 사용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해외 리튬광산 업체와의 합작 투자 등 장기 제휴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형연 기자 jhy@segye.com
<세계파이낸스>세계파이낸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트럼프와 파월의 악연](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13/128/20260113517780.jpg
)
![[데스크의 눈] 염치불고 시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13/128/20260113517775.jpg
)
![[오늘의 시선] 저성장 탈출구는 혁신에 있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13/128/20260113517746.jpg
)
![[김상미의감성엽서] 돌 선물](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13/128/20260113517764.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