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사진)이 지난해 244억원의 보수를 받아 3년 연속 ‘연봉 킹’에 올랐다. 사주 일가 출신 경영자 중에서는 지난해 별세한 이수영 OCI 그룹 전 회장이 194억원으로 가장 많은 보수를 챙겼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12월 결산법인의 작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제출된 5억원 이상 고액을 받는 등기이사 현황을 2일 집계한 결과 권 회장은 243억8000만원으로 전문 경영인은 물론이고 오너 일가 출신 경영인까지 통틀어 연봉이 가장 많이 챙겼다.
삼성전자가 이날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권 회장은 급여로 18억4000만원, 상여로 77억1900만원을 각각 받았다. 1회성 특별상여를 포함한 ‘기타 근로소득 명목’으로만 148억2100만원을 수령했다. 급여는 전년(19억4400만원)보다 다소 줄었지만 상여가 46억원대에서 77억원대로 뛰었다. 특히 기타 근로소득은 전년(1억1900만원)의 약 125배로 늘었다. 이로써 권 회장은 2015년부터 3년 연속 가장 많은 보수를 챙긴 등기이사로 자리를 지켰으며, 이전까지 사상 최다인 2015년 149억원을 넘어 연봉 신기록을 다시 썼다.
삼성전자 측은 상여금 지급에 대해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통해 영업이익 50조원을 달성하는 데 크게 기여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전문 경영인 중에서는 신종균 부회장이 지난해 84억2700만원을 받아 2위, 윤부근 부회장이 76억6900만원으로 3위에 오르는 등 삼성전자 고액 보수 임원 4명 중 이재용 부회장(8억7100만원)을 뺀 3명이 1∼3위를 휩쓸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구속되기 전인 작년 1~2월 직무 수행에 대해 이같이 보수를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전 사장(57억5500만원)이 4위로 그 뒤를 이어 삼성의 전문 경영인들이 강세를 보였다.
총수 일가 출신 경영자 중에서는 고(故) 이수영 회장의 연봉이 지난해 19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 회장은 지난해 급여 137억6400만원, 기타근로소득 3000만원, 퇴직소득 55억6300만원 등 모두 193억57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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