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은 23일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이 997억1200만 달러로 2016년(622억2800만 달러) 대비 60.2%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과 2월 반도체 수출액도 190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129억8000만 달러) 대비 47.3% 증가해 올해 역시 수출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주요 수출 국가는 중국(39.5%), 홍콩(27.2%), 베트남(9.3%), 미국(4.5%), 대만(4.4%) 순으로 나타났다. 2005년 이후 반도체 수출 대상국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에는 지난해 393억5000만 달러의 반도체를 수출해 전년 대비 수출액이 62.4% 증가했다. 베트남의 경우 수출액이 92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2.5% 증가했다.
다만 반도체 수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4%로 전년(12.6%)보다 4.8%포인트 상승했다. 반도체가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 증가(2016년 대비 15.8%)를 견인한 셈이지만 미국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제한 조치와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관세전쟁이 본격화하면서 반도체 일변도 수출 구조가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월 전체 한국 수출물량은 4개월 만에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18년 2월 중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을 보면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132.36(2010=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0.9% 하락했다. 지난해 1월(128.41) 이후 최저치로, 추석연휴가 있던 지난해 10월(-1.9%) 이후 4개월 만에 감소한 것이다.
반도체 등 전자기기 수출 증가는 여전했지만 지난달 설연휴로 조업일수가 줄고, 자동차 수출이 급감한 것이 영향을 줬다. 자동차 등 수송장비 수출물량은 전년 대비 16.8%나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북미 시장 자동차 판매량이 39.3% 감소했다”며 “설연휴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감소폭이 크다”고 설명했다.
세종=박영준 기자, 이진경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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