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일상톡톡 플러스] '저출산=여성문제' 인식부터 잘못됐다

입력 : 수정 :

인쇄 메일 url 공유 - +

구글 선호 매체 등록
A씨는 "돈도 없지만 설령 애를 낳아도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아 부부간 양육 갈등이 적지 않다"며 "오롯이 애를 보기 위해선 외벌이를 해야 하는데 그럼 헬조선에서 무슨 돈으로 애를 키우냐"고 반문했다.

B씨는 "저출산 대책을 모색하기 전에 기본적인 일자리 창출, 행복한 사회 보장이 먼저"라며 "가임기 여성 수 체크하고, 통계로 발표하는 걸 보면 어떤 땐 알 낳는 암탉 취급받는 건 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고 토로했다.

C씨는 "이제 노력해서 성공하는 시대는 끝났고, 공정한 세상을 기대하는 건 더더욱 어려워졌다"며 "현재 본인의 위치가 기득권층이 아니면 결혼과 출산은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D씨는 "일자리와 살 집이 없는데 무슨 애를 낳겠냐"며 "의식주만 제대로 보장돼도 결혼율, 출산율이 높아질 것이다. 뭐가 문제인지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E씨는 "출산은 남녀 모두의 일이다. 여성의 삶, 건강은 물론 가족 구성원 모두의 행복과 관련된 것"이라며 "마치 저출산이 여성만의 문제인 것처럼 몰아가지 마라"고 촉구했다.

F씨는 "정부가 인구절벽에 위기감을 느꼈다면 정말 특단의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 허구한 날 책상에 앉아 회의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냐"며 "가끔 보면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전했다.

G씨는 "남녀를 떠나 부모가 자식을 낳아 잘 기를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어야 하는데, 현재 젊은 세대들은 본인의 고된 삶을 더이상 자식 세대에게 까지 물려주고 싶지 않아 결혼은 물론 출산도 기피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저출산 대책이 여성을 '인구정책의 대상 혹은 수단'으로만 다루고 있어 여성의 건강과 삶을 중심으로 대책을 다시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여성가족부는 2017년 특정성별영향분석평가에 따라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과 개선과제를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특정성별영향분석평가는 여가부가 각 부처의 주요 정책과 법령을 양성평등 관점에서 분석·검토해 개선을 권고하는 제도다. 개선권고를 받은 부처는 내달 11일까지 개선계획을 수립하고, 내년 4월까지 법률개정, 예산반영 등 개선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저출산 대책, 여성의 건강 및 삶 중심으로 재편해야

여가부는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과 관련해 계획의 목표가 '출산' 자체에 집중돼 있어 아동을 출산하는데 필요한 '모성건강'만을 강조하고, 여성의 생애주기에 따른 재생산 건강권에 대한 고려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재생산 건강권이란 성 건강, 임신 출산과 관련된 재생산 건강 등을 포함해 성적 속성과 연관된 문제에 대해 자유롭고 책임 있게 결정할 권리를 뜻한다.

기본계획의 핵심목표인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2020년 1.5명)은 '여성은 당연히 출산해야 하는 존재'라는 전제가 반영된 것이라는 점에서, 임신·출산지원 분야의 성과지표로 제시한 임신유지율은 출산율 제고를 위해 여성의 재생산을 관리·규제하는 국가주의적 시각에 기반을 둔 것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기본계획에서 '포용적 가족관 형성'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있으나, 세부 정책에서는 여전히 법률혼을 전제한 제도들이 유지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행복주택 신청 시 혼인관계를 증명하거나 혼인계획을 청첩장 등으로 증명하도록 한 것, 동거부부일 경우 아빠는 육아휴직이 불가능한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여가부는 일차적인 임신·출산 지원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남녀 생애 전반의 재생산 건강권 증진을 위한 과제'를 마련해 기본계획에 반영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해 현저히 높은 모성 사망(임신·분만 관련 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줄이기 위한 정책 방안을 마련할 것, 난임 부부의 의료·심리 지원을 위한 맞춤형 상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공식 가이드라인을 개발할 것 등을 보건복지부에 권고했다. 난임은 부부가 피임하지 않고 1년 이상 정상적 부부관계를 해도 임신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난임 부부 의료·심리 지원 필요

이런 가운데 난임치료시술을 하는 여성전문병원 등 의료기관이 얼마만큼 난임시술을 잘하는지가 병원별로 공개된다.

보건복지부는 난임시술 의료기관에 대한 평가결과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의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지난 13일 공포하고,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오는 9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어느 의료기관이 난임시술을 잘하고 못하는지 등에 대한 난임부부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난임시술의료기관의 책임성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복지부는 애를 갖고 싶어도 낳지 못해 애태우는 난임부부들을 위해 일정 소득 이하 가구에 시술비를 지원해주는 사업을 하다가 지난해 10월부터는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모든 난임시술을 대상으로 만 44세 이하 여성에게 체외수정 7회(신선 배아 4회·동결 배아 3회), 인공수정 3회에 걸쳐 건강보험을 적용해 주고 있다.

고령(45세 이상)을 보험급여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연령제한을 둔 것은 유산·기형·염색체 이상·임신 합병증 발생률 등 임신 및 출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따른 결과다.

이에 따라 난임부부는 가장 큰 고통거리였던 시술비용을 한결 덜게 됐다.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이 복지부에서 받은 '연도별 난임시술(체외수정·인공수정) 및 임신현황' 자료를 보면, 정부지원 난임시술 임신율은 30% 안팎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왔다. 연도별 임신율은 2012년 28.1%, 2013년 30.0%, 2014년 29.9%, 2015년 30.5%, 2016년 29.5% 등이었다.

의료기관들은 시술 실력에서도 큰 격차를 보여 난임지원사업에 참여한 의료기관 중 임신 성공률이 0%인 곳이 수두룩하다. 2016년 총 368개 의료기관이 정부지원 난임시술(8만7155건)을 했는데, 절반이 넘는 56.2%(4만8970건)의 난임시술이 11개 의료기관에서 이뤄질 정도로 쏠림도 심한 실정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오피니언

포토

'순백의 여신'된 김지원
  • '순백의 여신'된 김지원
  • 리센느 원이 '매력적인 미소'
  • 신민아 '황후의 미소'
  • 한선화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