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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사학비리] 등록금으로 골프 치고 소송비 지출… 회계부정 환수액 8억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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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각종 비위 행태 들여다보니 / 홍보비를 수당으로 지급한 곳도 / 총장 등 관련자 수사 대상 올라 / 혐의 인정돼도 미미한 처벌 그쳐 / 유죄 판결 받는 경우는 극소수 / 옛 재단에 정이사 과반 추천권 / 학교 정상화 이후 또다시 관여 / 법 바꿔도 측근 선임 막기 한계 / “이사자격 요건 까다롭게 해야”
# 경기도의 사립 D전문대학교는 학생 등록금으로 조성한 교비를 법인 소송비용과 교원 스크린골프장 이용비 등으로 썼다. 국고사업비 일부를 외유성 관광비로 사용하거나 신입생 예비교육(OT) 미참석자들에게 돌려줘야 할 돈을 장학금으로 지급하기도 했다. D전문대의 이 같은 회계부정으로 환수해야 할 금액은 8억1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는 이사장 등 법인 임원들에 대한 승인 취소 요구와 함께 이사장과 총장 등을 업무상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교육부 사학혁신추진단이 8일 발표한 D전문대 특별조사 결과다. 이번 조사는 교육부가 지난 9월 추진단을 만든 이후 실시한 첫 조사다. 정부가 사학개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처럼 교육부가 감사에서 문제를 적발하고 연루자들을 사정 당국에 고발·수사 의뢰한다고 해서 사학비리가 근절될지는 의문이다. 과거 비슷한 사례에서 법인 이사장이나 총장 등이 버젓이 학교로 돌아가는 경우가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수억원 횡령해도… 처벌 ‘솜방망이’

세계일보가 입수한 교육부 내부자료 ‘재단별 또는 대학별 횡령 내역’에는 최근 10년간 교육부 감사에서 적발된 사립대들의 각종 비위 행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그러나 고발이나 수사 의뢰된 이들 대부분은 혐의가 인정돼도 벌금형 등 미미한 처벌에 그치거나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됐다.

서울 소재 H대학교는 2011년 당시 총장이 학교 홍보비 1억여원과 업무추진비 5000여만원 등을 객관적인 증빙자료 없이 현금으로 집행하고 보직자들에게 입시수당과 연구비 등을 지급했다가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감사에서 적발됐다. 교과부는 H대학교 측에 총장을 징계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같은 지역 B전문대학은 총장이 교비 2억7500만원을 변호사 비용으로 사용한 사실이 2013년 교과부 감사 결과 드러나 이사장과 총장이 수사 의뢰됐다. 당시 검찰은 B전문대가 정규 전문대학으로 전환 인가를 받는 과정에서 설립자 등 법인 고위 관계자들이 교비를 빼돌려 조성한 비자금으로 로비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었다.

이 두 대학 총장들은 법원에서 혐의가 모두 인정됐지만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는 데 그쳤다. 그나마도 벌금형을 처분받은 경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기소유예나 무혐의 처분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 게 교육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법조항 이용해 비위 인사 복귀 빈번

비위에 연루된 대학 총장이나 법인 이사장 등이 죗값을 치른 뒤 버젓이 학교로 복귀한다는 점도 문제다. 현행 사립학교법상 교육부는 문제 사학에 임시이사를 파견해 학교 정상화를 꾀할 수 있다. 하지만 학교 정상화 이후 정이사를 선임할 때 옛 법인 측 인사(종전이사)들이 과반을 추천하도록 규정돼 있다. 중대한 비리행위로 대학에서 쫓겨난 전 이사장이나 이사들이 손쉽게 학교로 되돌아올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대표적인 예가 강원도에 있는 S대학교의 경우다. 1993년 온갖 비위행위로 법정 구속되면서 쫓겨난 S대학교 설립자 겸 전 이사장은 이명박정부가 사학재단 주인 찾아주기를 명분으로 2010년 옛 재단 측 인사들의 이사회 복귀를 허용하면서 2014년 총장이 돼 복귀했다. 이 대학교 구성원들은 즉각 반발했고, 또 한 차례 분규가 벌어졌다.

교육부 자료의 ‘사분위 심의 결과’를 보면 최근 10년간 사분위는 S대학교 등 총 38개 대학의 정상화를 심의했지만 이 중 상당수 학교에 비리 책임이 있는 옛 재단이 복귀해 학내 분규를 불러왔다.

교육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종전 이사의 정이사 추천권 보장 원칙을 삭제하는 등 사립학교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행령이 개정돼도 옛 재단 이사장의 친인척이나 측근이 이사 또는 총장으로 선임되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 업무상 횡령 혐의가 대법원에서 확정됨에 따라 전 이사장이 물러났지만, 그 딸이 신임 이사장이 된 서울 K대학교가 한 예다.

정대화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상지대 총장직무대행)는 “우리나라의 경우 대학 법인 이사회의 이사가 몇 명 안 돼 족벌경영 체제에 유리한 구조”라며 “미국 사립대들은 이사가 수십명씩인데, 우리도 이사 수를 좀 늘리고 이사의 자격 요건을 까다롭게 해 제대로 된 인사들이 대학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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