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발표에 고1 학생들은 반색했다. 2021학년도 수능이 현행 체제로 유지됨에 따라 재수 부담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고1 학부모 김모(45·여)씨는 “2021 수능이 바뀐다는 소식에 아이가 재수 기회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했는데 한시름 놓았다”고 털어놨다.
중3 학생들은 당장 수능 체제가 바뀌는 부담은 덜었지만 새 교육과정(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학교 수업과 수능 체제가 다르고, 재수를 선택하기 쉽지 않아졌다는 점 등으로 여전히 걱정하고 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중3은 현행 체제에 맞춰 고입과 대입을 준비하면 된다”며 “재수가 힘들어져 부담스럽겠지만 체계적인 학습을 하면 혼란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1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 개편 1년 유예를 발표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
여기에 중2는 당장 내년에 치를 고입에서도 변화를 겪어야 한다. 교육부가 전날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르면 내년부터 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의 우선선발권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전기고로 분류되는 외고·자사고는 통상 8∼11월에 학생을 선발하고 후기고인 일반고는 12월에 뽑는데, 이를 12월 동시선발로 맞추겠다는 것이다. 고입이 대입과도 이어지는 만큼 중2 학생들의 셈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중학교 2학년 딸을 둔 경기 용인시의 양모(42·여)씨는 “올해 중3부터 수능이 바뀐다는 얘길 듣고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중학교 2학년 담임교사는 “오늘 교육부 발표 이후 반 아이들이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며 “당장 내년에 진학할 고교 얘기부터 수능 절대평가 찬반까지 하루 종일 입시 얘기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현 중2는 고교 선택부터 진학설계 전반에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내년에 수능 개편이 확정된 이후에 진학할 고교를 선택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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