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백인 우월주의자 등이 초래한 버지니아 샬러츠빌 유혈사태 이후 일부 흑인 등 공화당원들이 ‘도덕적 딜레마’로 힘들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샬러츠빌 사태와 관련해 극우세력과 맞불 세력 양비론을 펴면서 흑인 공화당원들이 그에 대한 지지 철회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흑인 공화당원 10여명과 인터뷰한 결과, 이들이 인종주의를 부추기는 대통령에 대한 충성 여부를 두고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지난 수십년간 인종주의 주장에 맞서 공화당을 방어해 온 흑인 공화당원들이 사상 초유의 문제에 노출됐다는 이야기다. 이들 중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철회했고, 탈당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게 NYT의 보도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인정하면 인종주의를 신봉하는 공범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은 “트럼프 대통령의 도덕적 권위가 손상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생명유지장치를 달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지층 집회서 또 샬러츠빌 사태 언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연설에서 북·미 관계와 샬러츠빌 유혈사태 등을 언급했다. 피닉스=AFP연합뉴스 |
흑인 공화당원들이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놓고 딜레마에 빠져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공화당 의원들도 고충을 토로한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에 뚜렷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당장 기업체를 운영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반기를 들고 있지만, 의원들은 이런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간부문을 대표하는 CEO들이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철회하며 발 빠르게 행동했지만, 공공부문에서 활동하는 의원들의 움직임은 더디다고 보도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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