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SFNB 등 초창기 실적악화로 퇴출된 미국 인터넷전문은행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미국 인터넷전문은행의 진입·퇴출 특징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에는 인터넷전문은행 38개가 새로 진입하고 이 중 14개가 부도 등으로 퇴출됐다. 전통은행으로 전환한 은행 1개, 부실은행으로 지정되는 등 부도가 난 은행 5개, 전통은행의 인터넷뱅킹 사업부로 흡수된 은행 5개, 유동성 부족으로 자진 폐업한 은행 5개를 나타냈다.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퇴출된 인터넷전문은행 14개 중 13개는 기존 전통은행과 차별 없이 예대업무를 주 목적으로 사업을 영위했다.
결국 전통 은행과 금리차이가 좁혀지면서 고객들이 빠져나갔고,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무리하게 여신금리를 낮추고 수신금리는 올리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결국 이들 14개 은행의 평군 존속연수는 6.08년에 불과했다. 이 연구위원은 “기존 은행과 차별성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절반 이상이 퇴출되거나 생존해도 규모의 경제 달성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 연구위원은 “금리와 편의성은 시중은행들이 모바일플랫폼을 통해 쉽게 따라잡을 수 있다. 금리 경쟁력에만 집중할 경우, 수익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국내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산관리 등 기존 은행과는 다른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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