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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 생존자들 "그곳은 지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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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7-26 23:21:05 수정 : 2017-07-26 23: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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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는 죽는데지 사는데가 아니었어요.”

군함도 징용 생환자 이인오(94·대구)옹은 26일 용산CGV에서 행정안전부가 마련한 영화 ‘군함도’ 관람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영화 군함도 개봉시기에 맞춰 일제강제동원 희생자와 유족들의 아픈 마음을 보듬고 위로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행사에는 이 옹과 최장섭 옹 등 생존자 2명, 유가족 50여명이 참석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가운데)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식당에서 군함도 생환자인 최장섭 옹과 악수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또 다른 생환자인 이인오 옹. 연합뉴스

이 옹은 “그 조그만 섬에 있는 탄광에서 8개월 간 중국인들과 함께 하루 10시간씩 팬티만 입고 일을 했는데 눈만 빼고 온몸이 까매져서 목욕을 했는데 사람이 사는게 아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나는 살았지만 (가족이 먼저) 돌아가신 유가족들께는 대단히 미안합니다”고 울먹이며 “이렇게 환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생환자인 최장섭 옹(90·대전)은 “3년10개월간 지옥같은 하시마 섬에서 생활을 했다”며 “일본으로 아직 아무런 사과도 받지 못했고, 여기에 대한 보상은 누구에게 받아야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군함도 강제 징용 문제를 과거사 청산에 포함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문재인 정부는 최근 국정운영 100대 과제에 과거사 문제 해결을 포함했다.

김 장관은 “과거사 청산 문제에 대해 정부가 도망가지는 않겠다. 어려워서 못하면 못한다고 말씀드리겠다”며 “당신들의 희생위에 오늘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일본 ‘하시마’ 탄광에서 석탄을 캐던 강제징용 조선인의 참상을 그린 영화다. 당시 군함도에 강제징용된 조선인은 500∼800여명으로 추정되며 현재 국내에 있는 군함도 생존자는 6명이다.

영화 군함도 연출을 맡은 류승환 감독은 이 자리에 참석해 “당시 현장에 계셨던 이인오, 최장섭 어르신께서 참석하셔서 어느 시사회보다 긴장되고 떨린다”면서 “당시 하시마 뿐 아니라 인근 다케시마 탄광에 있었던 일을 군함도를 상징으로 영화적인 상상력을 동원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많은 분들의 피와 땀과 눈물을 2시간에 다 담을 수는 없었지만,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 것인지, 또 당시 섬에 갇혀있던 분들이 느꼈을 갈증을 풀고 싶었다”며 “생존자 분들과 유가족 분들에 보여드릴 수 있어 영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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