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한국당 타운홀 미팅에선 홍준표 후보가 ‘반(反)홍’을 내세운 원유철, 신상진 후보와 신경전을 벌였다. 하지만 일부 최고위원 후보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을 연상시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원 후보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는 “홍 후보가 미국으로 떠나면서 당권을 갖고 경쟁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최근에는 할 사람이 없어서 나온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저는 그것이 우리 한국당 미래를 위해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에 홍 후보는 “원 후보님이 당의 썩은 뿌리 잘라내고 새롭게 만든다는 판단이 서면 내가 중도사퇴하겠다”며 맞받아쳤다. 그러자 원 후보는 “그럼 지금 사퇴하라”며 압박했다. 홍 후보는 “지금 보니 원유철은 좀 힘들 거 같다. 이번 경선에서 그런 역량이 보여지면 후보 사퇴하고 원유철 후보 지지하겠다”고 비꼬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7·3전당대회에 출마한 당 대표 후보들이 19일 오후 제주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제주지역 타운홀 미팅에서 정견발표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신상진, 홍준표, 원유철 후보. 제주=연합뉴스 |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이철우 후보는 “국민생명과 재산을 지키라고 대통령 만들어놓았더니 정말 나라를 망하도록 하는 것 같다”며 “대통령 선거까지 지금 안 갈 것 같다. (문재인정부가) 오래 못 갈 것 같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태로 파면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임기를 채우지 못할 수 있다는 언급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박맹우 후보도 “문재인정부가 권력에 도취해서 금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우리의 시대가 의외로 빨리 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번 전대에서 행사비용 3억원을 줄여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에게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른정당 이혜훈, 하태경, 정운천, 지상욱, 김영우 의원 등 5명의 당권주자들은 KBS·SBS 초청 TV 토론에서 서로의 약점을 파고들며 날 선 공방을 펼쳤다.
전날 1차로 진행된 호남권역 당원 투표에서 선두를 차지한 정운천 후보가 이혜훈 후보를 공격했다. 정 후보는 “일각에선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당이 깨진다는 소문이 있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아이들이 싸우면 오해가 생기곤 한다”며 “당 대표가 되면 어머니의 마음으로 일일이 다 찾아가서 듣고 사과도 하고 사랑의 띠로 하나로 묶겠다”고 약속했다.
이재호·이우중 기자 futurnali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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