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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기내에서만 11시간 허비… 정유라 영장 기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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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31일 오전 4시8분 체포영장 집행 후 기내에서만 11시간 넘게 허비 / ‘체포 후 48시간 내 구속영장 청구’ 조항 탓에 조사할 시간 대폭 줄어
검찰이 박근혜정부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 딸 정유라(21)씨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수 있을까.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는 정씨에 대해 보강수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4일 전해졌다. 전날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피의자(정씨)의 가담 경위와 정도, 기본적 증거자료들이 수집된 점 등에 비춰 현 시점에서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기각하고 정씨를 석방했다.

일단 검찰은 “법원의 기각 사유를 면밀히 검토한 뒤 재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는 청와대가 윤석열 검사를 파격적으로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하며 ‘최순실 게이트 추사 수사’를 명확히 언급한 점, 정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과 학점 특혜 등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국민 감정이 매우 나쁜 점 등을 감안할 때 영장 재청구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많다.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뒤 결국 불구속 기소를 택했을 때 검찰에 쏟아진 비난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검찰이 철저하게 수사하지 않았다”는 여론의 뭇매에 검찰은 국정농단 수사결과 발표 대부분을 우 전 수석 부실수사 논란 해명에 할애해야 했다.

일각에선 정씨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만큼 수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체포영장 시한(48시간) 때문에 서둘러 영장을 청구했다가 빚어진 ‘참사’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정씨는 덴마크에서 네덜란드를 거쳐 국내로 송환됐는데 한국시간으로 지난달 31일 오전 4시8분 암스테르담 공항에 대기하던 대한항공 여객기에 탑승한 직후 체포영장 집행이 이뤄졌다. 이로써 검찰은 48시간 뒤인 2일 오전 4시8분까지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풀어줘야 하는 등 시간에 쫓기는 처지가 됐다.

문제는 기내에서 보낸 시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검찰청까지 압송하는 데 걸린 시간 등을 빼니 정작 조사에 필요한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정씨는 철야조사에 동의하지 않아 일정한 수면시간도 보장해줘야 했다. 이것저것 빼고 나니 정작 조사에 쓸 수 있었던 시간은 48시간 중 절반가량에 불과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씨는 조사 내내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아몰랑’ 전법과 “이대 입학을 비롯해 모든 일은 엄마(최씨)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란 ‘마마걸’ 전략을 일관되게 구사했다. 검찰이 한정된 짧은 조사시간 내에 이를 뚫고 혐의를 입증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 때문에 정치권에선 정씨처럼 외국에서 신병을 넘겨받아 국내로 데려온 피의자는 체포영장 집행 후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에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백혜련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최근 ‘국외 또는 대한민국 영역 외에 있는 대한민국의 선박 또는 항공기 내에서 체포한 경우에는 입국심사가 완료되는 시점으로부터 48시간 이내’로 하는 단서조항을 두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백 의원은 “정씨처럼 해외도피 도중 외국에서 체포한 경우 검찰이 국내로 데려와 조사할 시간을 최대한 벌어주는 것이 개정안의 목표”라며 “해외 도피자에게 오히려 특혜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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