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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문화재] 사명대사의 금란가사와 장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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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10 21:39:34 수정 : 2017-05-10 21:3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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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매달린 연등이 초여름과 함께 석가탄신일을 알려준다. 오늘은 조선시대 승려 사명대사의 가사 이야기를 꺼내볼까 한다.

1979년에 국가민속문화재 제29호로 지정된 사명대사(1544∼1610)의 금란가사(사진)와 장삼은 사명대사가 나라를 구한 공을 인정받아 선조로부터 하사받았다고 전해진다. 가사(袈裟)는 승려들이 입는 법의(法衣)인데, 장삼을 입고 그 위에 왼쪽 어깨에만 걸쳐 오른쪽 어깨가 드러나도록 입는 옷이다.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될 당시 금란가사는 원래의 색을 잃고, 가사의 한가운데가 분리되어 본래의 모습을 파악하기도 어려웠다.

원래 가사는 누더기 옷의 칙칙한 색깔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가사는 ‘욕심이 생기지 않도록’ 낡은 색의 천 조각을 이어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가사는 바람구멍, 부처가 다니는 길이라고 하는 통문(通門)을 둔다. 앞에서 보면 빠진 데 없이 바느질을 하였는데, 뒷면을 보면 1㎝ 미만의 바느질하지 않은 구멍이 숨어 있다.

사명대사의 금란가사는 퇴색하여 일부 흔적만 남아 있지만, 귀한 홍색으로 염색한 여덟 가지 보배로운 문양의 비단으로 만들었다. 1984년에 보존처리를 한 적이 있으며, 그럼에도 찢어지고 해어진 부분이 많아 30㎝ 남짓한 작은 유물상자에서 꺼내기조차 힘들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보존처리를 마치고 분리된 주폭(主幅)을 이어 형태를 복원하였다. 가사의 형태 복원만 수개월이 걸렸으며, 유물의 바느질법 그대로 진행되었다. 유물의 구성법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조각을 잇거나 통문을 두기 위한 철저한 계산과 꼼꼼한 바느질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물은 보존처리 완료 후 원 소장처인 밀양 표충사로 인계되었다. 올해는 특별전 계획이 없어 일반인에게 공개되지는 못하였지만, 돌아오는 석가탄신일에는 전시소식이 있기를 기다려본다.

안보연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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