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위기감을 느낀 대한축구협회가 18일 정해성(58) 전 전남 드래곤즈 감독을 수석코치로 긴급 수혈했다. 국가대표팀은 지난해 10월 차두리(37) 전력분석관, 지난 2월 설기현(38) 코치 등 한·일 월드컵에서 활약한 두 명의 젊은 코치를 수혈했다. 그러나 3월 중국 원정 및 시리아와의 홈 경기를 거치면서 슈틸리케 감독과 젊은 코치들이 호흡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약점이 노출됐다. 지도자 경험이 일천한 이들이 경기 준비과정이나 연습 상황이 아닌 실전에서 감독에게 실질적 조언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정 전 감독은 거스 히딩크 감독 시절 코치로서 2002월드컵 4강 위업 달성에 기여했고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허정무 감독을 보좌하며 16강 진출을 이뤄낸 인물이다. 축구협회는 중량감 있는 두 감독과 호흡을 맞춰본 정 전 감독이 슈틸리케 감독의 ‘실질적 조언자’로서 안성맞춤이라고 판단하고 그를 영입한 것이다.
‘슈틸리케호’가 성적 부진과 소통 부재로 위기에 처한 가운데 정해성 전 전남 드래곤즈 감독(오른쪽)이 축구대표팀 새 수석코치로 긴급 투입돼 대표팀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선수 선발에서도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슈틸리케호’는 일관성 없는 선수 선발로 대표 명단 발표 때마다 논란을 빚었다. 김 해설위원은 “정해성 전 감독이 수석코치로 부임하면서 기술위원회의 의중이 감독에게 전달될 여지가 커졌다”면서 “정 전 감독도 오랜 K리그 경험이 있는 만큼 선수 선발 방향에 있어 일정부분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표팀의 슈틸리케 감독 중심 리더십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박문성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자칫 리더십이 양분되면 팀 전체가 와해할 수도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비판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단 믿기로 했으면 힘을 모아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