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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전74기… 가르시아 ‘메이저 무관의 한’ 씻다

입력 : 2017-04-10 20:35:10 수정 : 2017-04-10 20: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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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22년만에 PGA 마스터스 정상 등극 10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81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홀(파4)에서 벌어진 연장전. 세르히오 가르시아(37·스페인)는 홀과 4m 떨어진 곳에 놓인 공에 집중했다. 저스틴 로즈(37·잉글랜드)는 티샷 실수로 보기를 범한 상황이라 가르시아는 파 세이브만 해도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냉정했고 결국 버디 퍼팅을 성공하며 생애 첫 그린 재킷의 주인이 됐다. 1996년 브리티시오픈에서 메이저 대회 데뷔전을 치른 이후 22년 만이자 73전74기로 ‘메이저 무관’이라는 꼬리표를 떼는 순간이다. 우승상금은 198만달러(약 22억5000만원)다.
‘이렇게 좋을 수가…’ 10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마스터스 대회 시상식에서 대회 전통에 따라 지난해 우승자 대니 윌렛(왼쪽)이 올해 우승자 세르히오 가르시아에게 그린 재킷을 입혀주고 있다.
오거스타=AFP연합뉴스

감격의 순간 가르시아는 약혼녀인 미국 골프채널 리포터 출신 엔젤라 앳킨스와 가장 먼저 기쁨을 나눴다. 그러나 그가 곧이어 떠올린 이는 고인이 된 ‘스페인 골프 전설’ 세베 바예스테로스다. 바로 가르시아가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쥔 날이 바예스테로스의 60번째 생일이기 때문이다. 바예스테로스는 1980년과 1983년 두 번 마스터스를 제패했고 브리티시오픈에서도 세 번 우승하는 등 통산 91승을 기록한 스페인 골프의 상징이다. 그는 2011년 5월에 악성 뇌종양으로 숨을 거뒀다. 한국 여자골프 선수들이 ‘박세리 키드’였듯 가르시아를 비롯한 스페인 선수들에게는 바예스테로스가 ‘롤모델’이다.

가르시아의 마스터스 우승은 마치 바예스테로스가 하늘에서 도왔다고 느껴질 만했다. 승부의 분수령은 4라운드 15번홀(파5). 로즈에 두 타 뒤진 가르시아는 530야드 롱홀에서 340야드짜리 드라이버샷을 날린 뒤 8번 아이언으로 친 세컨 샷을 홀 왼쪽 4.5m까지 붙이는 데 성공했다. 가르시아는 이어 극적인 이글 퍼트로 버디를 기록한 로즈와 공동선두로 올라서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15번홀은 투온이 가능한 홀로 꼽히지만 이번 마스터스에서 단 5명에게만 이글을 내줬다. 조던 스피스(미국)는 1라운에서 바람 때문에 이 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범했을 정도로 쉽지 않은 홀이다.

이어진 16번홀(파3)에서 로즈가 버디를 잡으며 한발 앞서가는 듯싶었지만 17번홀에서(파4) 로즈가 보기를 범하면서 가르시아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18번홀에서 버디 기회를 놓친 가르시아와 로즈는 모두 3언더파 69타를 적어내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동률을 이뤘고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가르시아는 경기 뒤 “15번홀 세컨 샷은 내 생애 최고의 샷이었고 이글 퍼트 역시 이번주 퍼트 중 최고였다”며 “우상이던 바예스테로스의 60번째 생일에 우승해 더욱 의미가 크다. 1994년과 1999년 마스터스 우승자인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도 대회 첫날 문자로 격려해줬다”고 밝혔다. 가르시아는 바예스테로스, 올라사발에 이어 스페인 선수로는 세 번째 마스터스 우승자가 됐다.

한국 선수 중에서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안병훈(26)은 마지막 날 2언더파 70타를 치며 최종합계 5오버파 293타로 공동 33위를 기록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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