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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줌 인] ‘대연정’ 카드로 외연 확장… 중도 깃발로 경선 넘을진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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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26 18:56:54 수정 : 2017-03-26 19: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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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진보진영 대선주자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저마다 촛불민심에 부응하기 위해 선명성 경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경선후보는 다른 길을 걷고 있었다. 안 후보는 “진보와 보수를 구분하는 것은 낡은 정치”라며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대연정 카드로 야권 전체를 뒤흔들었다.

한때 지지율 1위를 위협하며 경선 초반 그에게 따라붙었던 ‘차차기’, ‘문재인 후보의 페이스메이커’라는 이미지는 어느 정도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남은 과제는 산토끼 공략에 초점을 맞춘 중도지향 노선으로 당 경선 문턱을 넘을 수 있느냐다. 안 후보 스스로도 “전통적 여야와 정당 지지기반으로부터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의 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2년 경선 드라마를 다시 재현하려고 한다. ‘노풍(노무현바람)’을 일으켰던 그곳, 광주에서다.

대전 현충원 참배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경선후보(가운데 앉은 이)가 천안함 사건 7주기인 26일 대전 현충원의 천안함 희생장병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청년 혁명가와 노무현의 만남

안 후보는 1964년 충남 논산의 철물점집 2남3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안 후보가 “박정희가 휴전선 지키는 군대로 혁명했다면, 나는 민중과 시민의 힘으로 혁명하겠다”(책 ‘안희정의 함께, 혁명’에서)고 결심했던 나이가 16세(고1)였다. 남대전고 중퇴과 성남고 자퇴로 순탄치 않았던 사춘기 시절에 마침표를 찍고 고려대 철학과에 들어간 것은 학생운동을 하기 위해서다.

대학생이 된 그는 1986년 건국대 사태를 주도하고 88년 반미청년회 사건으로 두 차례 수감됐다. 그는 수감 과정에서 “사회변화는 민주주의라는 틀 내에서 국민과 함께 안정적으로 이끌어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이 바로 정치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사회변화를 꿈꾸는 정치인으로 방향을 바꾼다. 마침 그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통일민주당 김영삼 총재 비서였던 김영춘 현 민주당 국회의원이다. 안 후보는 김 비서 소개로 1989년 김덕룡 의원실에서 일하게 된다.

여의도 정치에 회의를 느꼈던 그는 1991년 정치판을 떠나 건설일용직과 출판사 영업부장을 하며 정치권과 거리를 뒀다. 친구 이광재와 만난 건 1994년이다. 이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총선에서 실패한 뒤 지방자치연구소 설립을 준비하고 있었다. 안 후보는 사무국장으로 연구소 살림을 맡으며 노 전 대통령과 정치적 동반자의 길로 들어섰다. 노 전 대통령과 안 후보의 관계는 2008년 안 후보의 책 ‘담금질’ 출판기념회에 보낸 영상에서 잘 드러나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이 고생만 시켰다. 안희정씨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생을 다했죠. 나는 엄청난 빚을 진 것입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를 지켜보던 안 후보도 함께 울었다.

◆주홍글씨 된 대선자금 수수 사건

안 후보는 2002년 대선에서 노 전 대통령을 당선시킨 일등공신으로 부상했다. 한때 좌희정(안희정), 우광재(이광재)로 불리며 주목을 받았지만, 안 후보에게 노무현정부 5년은 고난의 세월이었다. 2002년 대선에서 삼성 등으로부터 65억원의 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로 1년간 옥살이를 하면서다. 그는 노무현정부에서 어떤 공직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안 후보는 2008년 총선에 나서려 했지만 공천에서 배제됐다. 정치자금 문제로 구속된 이력 때문이었다. 안 후보는 최근 대선자금 문제로 공격을 받을 때마다 “충분히 죗값을 치렀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1년 형기를 모두 채웠고, 총선 공천에서 배제되며 정치적 죗값도 치렀다는 것이다. 그리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 충남도민들에게 선택을 받아 평가를 마쳤다고 강조한다.

◆대연정, 野 지지자들도 갸우뚱

‘대연정’과 ‘선의’는 대화와 타협이라는 민주주의 기본원리로 새로운 민주주의 시대로 가는 방법이라는 게 안 후보 소신이다. 그가 도지사 시절인 2013년 출간한 책 ‘산다는 것은 끊임없는 시작입니다’에서 “사람을 대할 때는 상대방의 선한 의지를 믿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와 “일과 사람을 대할 때 옳고 그름, 정의와 불의의 잣대로 판단하지 않겠다”는 두 가지를 도지사로서 간직하고 있는 수심결(修心訣)로 소개했다.

안 후보는 “개혁과제에 동의할 경우”라는 대연정의 전제조건을 달았지만, 상대 후보 진영과 야권 지지층으로부터 돌팔매를 맞았다. 치솟던 지지율도 대연정, 선의 발언 논란이 이어지며 부침을 겪었다. 그럼에도 “대화와 타협 없이는 국가의 주요 과제들을 풀어갈 수 없다”는 건 안 후보의 변하지 않는 소신이다. 그러나 야권 지지층에서는 한국당을 연정 파트너로 삼을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당내에서는 대연정 논의 조건인 개혁 과제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연정의 형태와 논의 구조를 당 지도부에게 맡긴 것은 실천의지가 없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중도 확장성은 강점

안 후보의 최대 강점은 확장력이다. 안 후보 측은 “문 후보와 달리 산토끼를 끌어올 수 있어 본선 경쟁력이 높은 후보”라고 강조했다. 중도를 공략해온 안 후보는 지난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중도·보수층을 끌어안으며 지지율이 수직상승했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후보가 (대선후보가) 되면 이재명 후보 지지층은 정의당 심상정 후보로, 안 후보 지지층은 보수후보 쪽으로 가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몰고 온 중도·보수 성향의 지지층은 다른 후보가 흡수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민주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에서는 안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되면 어려운 게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가 되면 (대선은) 굉장히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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