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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이슈] 네덜란드 총선, 유럽 극우 포퓰리즘 성패 시험대 예고

입력 : 2017-03-14 19:55:21 수정 : 2017-03-14 19:5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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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더르스의 자유당 선전 여부 / 자국뿐 아니라 유럽전체 관심사 / 지지율 1위 정당 뤼테 총리와 ‘터키 해법’ 놓고 TV토론서 격돌 / 선거이후 ‘넥시트’ 본격 추진 전망 ‘터키와의 외교분쟁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네덜란드 총선을 이틀 앞둔 13일(현지시간) 집권 자유민주당(VVD) 대표인 마르크 뤼테 총리와 극우 포퓰리즘 정당인 자유당(PVV)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가 TV토론에서 이 문제로 격돌했다. 제1당이 목표인 빌더르스는 “터키 대사를 추방하라”고 다그쳤고, 이미 터키 장관들의 입국을 거부해 지지를 받고 있는 뤼테 총리는 “이젠 차분하게 대응할 때”라고 맞받았다. 외신들은 15일 네덜란드 국민의 선택이 유럽 극우 포퓰리즘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덜란드 집권 자유민주당 대표인 마르크 뤼테 총리(오른쪽)와 극우 포퓰리즘 정당인 자유당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가 13일(현지시간)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교에서 첫 TV토론을 하기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로테르담=AP연합뉴스
◆‘터키사태’ 이후 지지율 오른 VVD·PVV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 2위를 달리는 정당의 뤼테 총리와 빌더르스 대표가 이날 TV토론에서 터키 문제에 집중한 것은 이번 사태 직후 두 정당 지지율이 올랐기 때문이다. 폴링 인디케이터에 따르면 TV토론 직전까지 두 정당의 지지율은 닷새 만에 1%포인트 이상 동반 상승했다. ‘젊은 좌파’ 예시 클라버가 이끄는 녹색좌파당(GL)과 유일하게 터키와의 동맹을 강조한 민주66당(D66)의 지지율은 각각 11%와 12%로 닷새 전과 같다.

뤼테 총리는 지난주 말 ‘대통령 권한 강화’를 골자로 한 터키 개헌안 지지 집회에 참석하려던 터키 외무장관 등의 입국을 거부했다. 그간 하락세였던 빌더르스 대표는 이 사건을 계기로 반(反)이슬람·반(反)이민 이슈를 다시 꺼내들고 반등을 노렸고, 일부 성공했다.

하원 150명을 선출하는 이번 총선에는 28개 정당이 정식 등록됐다. 이 중 의석을 차지하는 정당은 15개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립정당 구성이 불가피하다 보니 제1당이라도 지지율 격차를 벌리는 게 절실하다. 유권자의 절반은 어느 정당을 택할지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 만큼 막판까지 유권자 시선을 모으기 위해 총력전이 펼쳐지고 있다. 


◆빌더르스·클라버에 쏠린 눈, ‘넥시트’ 가능성 낮지만…


‘네덜란드의 트럼프’로 불리는 빌더르스 대표와 PVV가 이번 선거에서 얼마나 선전할지는 네덜란드뿐 아니라 유럽 전체의 관심사다. 그는 이슬람교도 난민이 네덜란드 국경을 넘을 수 없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를 폐쇄하고, 이슬람 경전인 쿠란의 판매도 금지하겠다고 했다. 극단적인 정책을 추구하는 극우 포퓰리즘 정당이 득세한다면 유럽 각국의 선거에도 영향을 미치고 난민 갈등도 악화할 공산이 크다. 당장 프랑스 대선(4∼5월)과 독일 총선(9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진보의 희망’으로 떠오른 클라버와 GL의 약진을 기대하는 배경이다.

이번 총선 이후 빌더르스 대표는 ‘넥시트’(네덜란드의 EU 탈퇴)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지율 20%를 넘는 정당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4∼5개 정당이 뭉쳐야 넥시트 추진도 가능하다. 외신들은 “당장 PVV와 연립정당을 구성하려는 정당은 없다”면서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도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PVV와의 협력을 거부하는 정당이 많다 보니 GL이 연립정당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고, 클라버 대표가 총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른 살인 그는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를 연상시키는 외모로 ‘네덜란드의 트뤼도’로 불린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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