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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의 결정 존중"… 차기 대선 뒤 정책 변화에 '촉각'

관련이슈 박근혜 대통령 탄핵

입력 : 2017-03-10 19:12:00 수정 : 2017-03-10 23: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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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日 등 주요국·외신 반응/美 “한·미동맹 확고… 사드영향없어”/中 “조속 안정 기대… 사드 아쉬워”/日 “새정권 양국 합의 지켜야”/CNN ‘Park out’ 홈피 전면에 AP “첫 女대통령 극적인 몰락”환구망 “한국 역사의 새장 열어”
미국 CNN이 10일 ‘Park Out’(박근혜 파면)이라는 제목으로 박 대통령 파면 결정을 홈페이지 머리기사로 전하고 있다.
CNN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미·중·일 3국은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위안부 합의 등 현안들에 미칠 영향을 놓고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한국 차기 대선 이후 정책 변화 가능성에 주목했다. AP·AFP·교도 등 주요 외신들은 한국 역사상 첫 현직 대통령 파면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박 전 대통령이 ‘독재자(dictator)의 딸’이었다며 극적인 몰락을 조명했다.

◆미·중·일 “탄핵 존중”… 사드 등 영향에 촉각

미국 정부는 이날 한·미동맹을 강조하며 한반도 안보 공백 우려를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마크 토너 국무부 대변인 대행은 탄핵 직후 한국 언론에 보낸 논평에서 “이(탄핵 결정)는 한국민과 민주적 기관이 자국의 미래를 결정한 데 따른 것으로, 한국민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한국민이 차기 대통령으로 누구를 뽑더라도 생산적 관계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헌재 결정을 포함해 앞으로 한국에서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며 “미국은 한국의 동맹이자 친구, 동반자(파트너)”라고 확인했다. 그는 “한·미동맹은 계속 역내 안정과 안보의 ‘린치핀’(핵심)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는 것을 포함해 동맹국의 책임을 계속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 정부가 교체돼도 사드 한반도 배치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을 ‘박 대통령 파면’이란 제목의 1면 머리기사로 전한 10일자 일본 석간신문들.
도쿄=연합뉴스

중국 정부는 한국이 조속히 안정을 찾길 바란다고 밝혔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 탄핵은 한국 내정이므로 이와 관련한 평론을 하지 않겠다”며 “이웃국가인 한국이 빨리 정치적 안정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한·중 관계에 많은 일을 했지만 사드 배치 결정을 내려 양국 관계 발전에 영향을 끼쳤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일본 정부도 “한국의 새로운 정권과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은 “한국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중요한 이웃 국가”라며 “새로운 정권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부 합의에 대해선 “한국 정부에 성실한 이행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며 “국가 간 약속이므로 새로운 정권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일 강경파가 차기 한국 대통령에 당선되면 위안부 합의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를 견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지통신은 분석했다.

◆주요언론 긴급 타전… “‘독재자 딸’의 극적인 몰락”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월스트리트저널(WSJ)·워싱턴포스트(WP) 등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서울발 긴급뉴스로 전했고, CNN은 ‘Park out(박근혜 파면)’이라는 글귀를 홈페이지 전면에 올렸다. NYT는 “한국 첫 여성 대통령이면서 냉전시대 군부독재자의 딸인 박 전 대통령은 보수 기득권의 아이콘이었다”며 “파면 결정은 한국의 젊은 민주주의가 얼마나 진화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WP는 30년에 불과한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이번 탄핵은 ‘역사적 순간’을 남겼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한국 첫 여성 대통령의 기막힌 몰락(stunning fall)”이라고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과 관련해 보도한 그래픽뉴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인물 관계도로 정리했다.
신화통신 캡처. 연합뉴스

미 언론은 북한의 도발과 맞물린 긴장국면에서 탄핵이 이뤄진 점에 주목,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도 관심을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이 워싱턴의 대북 강경노선에 보조를 맞춰왔는데, 탄핵 이후 북한과의 대화에 무게를 두는 야당으로 권력이 쏠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5월 대선에서 미국의 아시아 정책에 더 회의적이고 북한과 중국에 더 동조적인 지도자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중국중앙방송(CCTV) 등 중국 언론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생방송 회견을 중단하면서까지 탄핵 결정을 집중 보도했다. 관영 환구망(環球網)은 “한국 역사의 새 장을 열었다”, 왕이망(網易望)은 “이번 결정으로 박근혜의 정치시대는 끝났다”고 각각 전했다. 신경보(新京報)는 논평에서 “박근혜를 이겨낸 것은 헌재나 국회가 아니라 민심”이라며 “민심이 박근혜를 탄핵한 진실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NHK 등 일본 언론은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 과정을 동시통역으로 생중계했다. 헌재 결정이 나오자 특보 체제로 전환, 서울주재 특파원을 통해 소식을 전하며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에 주목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헌재 결정이 한국을 역사적 시점에 놓이게 했다”며 “많은 이들은 이번 결정이 뇌물과 정실인사로 오염된 나라를 개혁하는 조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은 “‘얼음공주’가 몰락하고 한국이 ‘박의 왕국’의 페이지를 넘길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베이징·도쿄=박종현·이우승·우상규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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