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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반대' 격렬 항의… 태극기 집회 참가자 2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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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10 14:18:59 수정 : 2017-03-10 14: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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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에서 재판관 전원일치(8대0)로 파면을 선고하자 헌재 주변의 태극기 집회 참석자들의 태도는 돌변했다. 탄핵 심판 발표 전만 해도 탄핵 각하를 자신있게 외치던 이들은 탄핵이 인용되자 격분하며 “헌재를 박살내자”라고 부르짖으며 헌재 방향으로 행진을 시도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은 헌재의 탄핵 인용이 발표되자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몇몇 이들은 눈물을 펑펑 흘렸고, 더러는 “계엄령을 선포해서 다 쓸어버리자”, “대한민국이 망했다. 빨갱이 공산주의자들의 손에 넘어갔다” 등의 과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후 30분쯤 흐른 오전 11시50분쯤부터 태극기 집회는 불법 폭력 시위로 변질됐다. 단상에 오른 탄기국 집행부들이 “질서를 지켜야 한다. 우리가 폭력적으로 변하면 저들은 우리를 ‘폭도’라고 부를 것”이라며 폭력 사용에 대한 자제를 요청했으나 소용없었다. 대다수의 집회 참가자들이 헌재 방면으로 행진하기 위해 안국역 사거리에서 헌재 방면으로 둘러쳐진 폴리스라인을 죽봉과 각목, 태극기봉 등으로 두드리고, 경찰 차벽을 부수고 경찰차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따로 없을 만한 ‘광기’였고, 그들은 ‘폭도’나 다름 없었다.

이들의 광기는 길가는 행인에게 풀기도 했다. 한옥마을에 가기 위해 안국역 4번 출구 주변을 지나던 김모(28)씨의 가방에 세월호 표식이 달려있자 순식간에 예닐곱명의 태극기 집회 참가자가 몰려들었고, 김씨의 얼굴에 주먹을 휘둘렀다. 김씨는 “오르골을 사려고 한옥마을에 가던 길이었다. 워낙 상황이 어지럽기에 빨리 지나가자는 마음이었는데, 다짜고짜 주먹을 날렸다”며 울먹거렸다.

태극기 집회 상황을 지켜보며 취재수첩에 메모하던 본 기자에게도 폭력을 행사할 정도였다.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차 창문을 깨고, 차벽 위에 올라선 의경들에게 도시락 등을 투척하는 것을 지켜보며 메모하던 본 기자의 취재수첩을 뺐더니 매체명을 물었고, 본 기자가 대답하자 다짜고짜 주먹을 날렸고, 그 광경을 지켜본 다른 참가들도 몰려들어 험한 말을 쏟아냈다. 다행히 주변에 대기하던 경찰 정보관 덕에 험한 꼴을 면할 수 있었다.


낮 12시30분쯤에는 태극기 집회 참가자로 추정되는 중년 남성이 인파에 끼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들이 그를 인도쪽으로 눕히고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을 실시했지만,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이 때려서 그렇게 된 것으로 오인하며 경찰에게 폭력을 휘두르기도 했다. 비슷한 시각 또 다른 중년 남성도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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