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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색] 탄핵·사드…고민 깊은 3월의 대한민국

입력 : 2017-03-01 18:35:49 수정 : 2017-03-01 22: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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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정국이 대한민국 명운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오는 10일 전후로 예상되는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은 박 대통령 운명은 물론 차기 대한민국 리더십에도 중차대한 영향을 미친다. 1일 서울 도심에서 대치한 탄핵 찬반 세력은 ‘탄핵 심판 이후’ 대한민국의 분열상을 예고하고 있다. 북핵 위협에 대비해 미국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가 본격 추진되면서 중국의 노골적인 압박도 가시화하고 있다. 수출, 수입 대상국 1위인 중국의 ‘사드 보복’은 우리 기업과 경제에 깊은 상처를 남길 것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까지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해 도발 위협을 가하면서 한반도 정세는 안갯속이다. 그야말로 내우외환의 형국이다.
갈라진 광장 3·1절인 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아래)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인근 광화문광장에는 박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모이고 있다.
하상윤 기자
갈라진 광장 98주년 3·1절인 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 일대가 광화문사거리에 설치된 경찰의 차벽을 사이에 두고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태극기집회’(아래)와 탄핵 찬성 ‘촛불집회’ 참가자들로 빼곡하다.
사진공동취재단

◆ 3·1절에도 서울도심 탄핵 찬반 세력으로 두동강

순국선열의 독립 의지와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3·1절에도 서울 도심은 탄핵 찬반 세력으로 두 동강이 났다. 경찰 버스 대열로 이뤄진 ‘차벽’을 사이에 두고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은 각각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탄핵 기각을 촉구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을 앞두고 고조되는 국론 분열의 현장에 정치인들도 가세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등 지도부,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 등은 1일 오후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삼일절 기념행사에 참석해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을 단 태극기를 들고 독립문까지 행진했다. 
대권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주최로 열린 `박근혜 구속 만세! 탄핵인용 만세! 박근혜 퇴진 18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에 참석해 밝게 웃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금도 많은 국민이 촛불을 들고 대한민국을 진정한 민주공화국으로 만들자고 외치고 있다”며 “정권교체를 통해 오랜 적폐를 청산하고 촛불 혁명을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끝까지 촛불혁명의 완수를 위해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윤상현 조원진 김진태 등 자유한국당 ‘친박근혜’ 의원들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 대선주자들은 태극기집회에 모습을 나타냈다. 김 전 지사는 연설에서 “태극기 시민들의 뜻을 받들기 위해 탄핵 기각을 당론으로 채택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 정당과 대선 주자들이 입으로는 헌재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헌재 결정을 압박하는 데 급급한 모습이다. 탄핵 찬반 진영을 설득하기는커녕 세 대결에 편승해 국론 분열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남측 세종대로에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제15차 태극기 집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탄핵 기각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진후 청와대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서상배 선임기자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주최한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와 일부 보수성향 기독교단체가 중심이 된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은 밤늦도록 도심 행진을 벌였다. 이날 서울 광장과 세종대로 사거리 일대에서 대규모 태극기집회를 가진 참가자들은 “일제보다 더 참혹한 세력들이 대통령을 탄핵하려 해 우리가 오늘 태극기를 들게 됐다”며 탄핵 무효를 주장한 뒤 집회 후 처음으로 청와대 근처까지 행진했다.
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이재문기자

이에 맞서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박 대통령 탄핵과 구속,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집회 후 나팔 불기와 촛불 파도타기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벌이며 청와대 인근으로 몰려가 박 대통령을 압박했다.

◆ 中 한국산 불매운동 등 사드 보복 갈수록 심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싼 한·미 대(對) 중국의 대립이 격화하면서 우리의 대외 정치·경제 환경은 악화일로다. 가을에 열릴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에서 리더십 강화를 노리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포함한 중국 내부의 권력 투쟁 향배가 결정되기 전까지 사드 문제를 고리로 한 중국의 압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왼쪽)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중·러는 사드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고 있다. 특히 중국 내에서는 한국산 제품 불매운동이 본격화하는 조짐이다.

1일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부와 롯데 측이 부지 계약을 체결한 지난달 28일 중국 거대 온라인 쇼핑몰인 징둥상청(京東商城)은 갑자기 사이트 내의 롯데마트관을 폐쇄했다.

삼성, 현대, LG 등 다른 한국기업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있다. 환구시보(環球時報) 영문판 글로벌 타임스는 사평(사설)을 통해 “한·중 갈등이 가속화하고 있어 삼성과 현대도 곧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한국이 무릎을 꿇을 때까지 (한국 제재를) 멈춰서는 안 된다”고 선동했다. 이 매체는 인터뷰 기사를 통해 “한반도 유사시 롯데가 사드부지로 제공한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이 중국군의 타격 목표가 될 것”이라며 도를 넘어 군사적 조치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철조망 설치된 성주골프장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될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 입구 주변에 1일 군이 설치한 철조망이 외부인 출입을 차단하고 있다.
성주=연합뉴스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중국 홈페이지(www.lotte.cn)는 지난달 28일 오후부터 바이러스를 이용한 외부 해킹 공격에 다운돼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중국의 압박에도 한·미 군사안보 수뇌부는 사드 배치를 조속히 마무리한다는 입장을 잇따라 밝혀 양측 갈등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마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재확인하고 사드 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남상훈·이창수·베이징=이우승 특파원·박수찬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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