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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추위, 변론서 읽다 한숨… 朴 대통령 “최씨 경계 못해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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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27 19:00:57 수정 : 2017-02-27 19: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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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변론 안팎

“한강의 기적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성취하는 동안 우리 국민은 개인보다는 공동체를 위해 희생해 왔습니다. 피청구인(대통령)에게 기대를 걸고 신뢰를 보냈던 국민들이 받은 상처는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는 정도입니다.”

27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선 국회 측 권성동 탄핵소추위원장의 목소리는 떨렸다. 총 17차례의 변론을 거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마무리 짓는 재판의 엄중함을 온몸으로 느끼는 듯했다.

권 위원장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인 대통령이 헌법을 준수하고 대통령의 직책을 성실하게 수행해야 하는 의무를 저버려 이 탄핵심판 사건까지 오게 됐다”고 탄핵의 정당성과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미리 준비해 온 최종변론서를 막힘없이 읽어내려가던 그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과정을 설명하던 중 감정이 북받쳤는지 한숨을 쉬거나 잠시 말을 멈추기도 했다. 


수북이 쌓인 준비서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이 열린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국회 측 대리인이 최종의견서와 구두변론요지서 등 준비서면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국회 측은 권 위원장을 시작으로 황정근·이용구·이명웅 변호사가 차례로 17개에 이르는 탄핵소추사유를 파트별로 나눠 조목조목 설명했다. 이들은 헌재와 국회 측을 원색적으로 공격한 대통령 대리인단의 무례한 태도와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있는 박 대통령의 자세를 지적하기도 했다. 권 위원장은 “신성한 법정에서 표출된 (대통령 대리인단의) 일부 지나친 언행으로도 사안의 본질을 가릴 수 없으며 결코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황 변호사도 “이제까지 대통령의 태도는 일국의 대통령답지 않다. ‘억울하다’며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등 아직도 그 잘못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고 비판했다. 대통령 대리인단의 대표를 맡고 있는 이중환 변호사는 표정 변화 없이 청구인 측의 말을 듣고 있다가 박 대통령의 대응자세가 도마에 오르자 머리가 아픈 듯 손으로 관자놀이를 눌렀다. 국회 측의 변론은 재판부가 당부한 1시간을 20여분 넘겨 마무리됐다.

이후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대통령 대리인단의 최종 의견 발언 순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대통령 대리인들끼리 말이 맞지 않아 우왕좌왕하기도 했다. 이 권한대행이 “이동흡, 전병관, 이중환 변호사 외에 또 발언하실 분이 계시느냐”고 묻자 피청구인 대리인석에 앉은 김평우 변호사를 비롯한 5∼6명의 변호사가 우르르 손을 들었다. 이 중 ‘이의가 있다’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김 변호사는 재판부를 향해 “(미리 정해진) 저 세 변호사들이 먼저 하는 게 아니고 정기승 변호사님께서 먼저 하고 제가 뒤이어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 변호사가 “미리 합의된 바 없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대통령 대리인단은 “대통령은 사익을 추구한 적도 없고 깨끗한 정치를 위해 목숨을 걸었던 정치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차례로 탄핵 기각을 주장했다. 전날 헌재에 불출석 의사를 알린 박 대통령은 자신의 입장을 담은 최후진술서를 헌재 재판관 출신인 이동흡 변호사에게 대신 읽게 했다. 박 대통령은 최후진술서를 통해 최순실과의 관계를 언급하며 국민에게 송구하다면서도 법적으로 문제가 될 일은 전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순실씨는 40년간 옷가지 및 생필품 등을 도와준 사람으로 ‘국정농단’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최씨의 사익 추구에 어긋나는 공무원을 면직한 사실도 없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다만 “그동안 가까이 했던 최씨에 대한 믿음을 경계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점을 후회한다”는 심경을 밝혔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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