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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백악관 기자단 만찬 불참” 트럼프, 언론에 선전포고

입력 : 2017-02-26 22:31:48 수정 : 2017-02-26 22:3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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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슨 이후 45년 만에 처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월 예정된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만찬에 불참하겠다며 미 언론에 ‘선전포고’를 했다. 100년 전통의 미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만찬에 현직 대통령이 불참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이후 45년 만이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오는 4월29일로 예정된) 올해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만찬에 참석하지 않겠다”며 “모두 좋은 저녁을 보내길 빈다”는 글을 남겼다.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만찬은 1921년 시작됐으며 1924년 캘빈 쿨리지 당시 대통령이 참석한 이래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대통령과 언론이 소통하는 행사였다. 매년 현직 대통령이 정치적 농담을 곁들인 연설을 하는 것이 특징이며, 사회 각계 유명 인사들도 초청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되기 이전에도 수차례 이 행사에 참석했다.

미국 공영 NPR방송은 100년 가까운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만찬 역사상 현직 대통령이 불참한 경우는 딱 두 번이었다고 전했다.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불참하겠다고 ‘경고’한 뒤 실행에 옮긴 첫 번째 사례다. 닉슨 전 대통령은 베트남전 폭격 작전 와중에도 언론사의 기사 마감 시간을 신경 쓰는 등 언론에 극도로 예민하게 굴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후 워싱턴포스트(WP)의 워터게이트 사건 보도로 탄핵 위기에 몰려 1974년 하야했다.

이후 1981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왼쪽 폐에 박힌 총탄 제거 수술을 받은 뒤 회복하느라 부득이하게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당시 레이건 전 대통령은 만찬 행사장에 전화를 걸어 “여러분께 조언 한마디 하자면, 누군가 빨리 차에 타라고 하면 얼른 타도록 하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자신이 연설을 마치고 차량에 탑승하기 직전 기자들의 질문 공세를 받다가 총격범의 총탄에 맞은 상황을 익살스럽게 표현한 것이다. 그는 이어 “다음 기자회견을 고대한다. 여러분에게 물어볼 말이 많다”면서 통화를 마무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참 예고는 최근 언론과의 갈등이 심화한 것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의 비공식 브리핑 ‘프레스 개글’에 배제된 CNN방송이 만찬 보이콧을 고려 중이며, 블룸버그통신은 만찬 후 파티 주최 계획을 취소했다. 잡지 뉴요커와 배니티 페어는 만찬 협찬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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