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파들은 이날 개헌 관련 워크숍 직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지난 총선에서 경제민주화와 제왕적 대통령제 청산을 앞세워 제1당이 된 민주당이 헌법 개정에 대해 취하고 있는 현재의 입장은 당당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장 근원적 개혁이 개헌이고, 각종 개혁의 집대성이 개헌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민주당은 3월 초 의원총회를 열어 개헌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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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개헌파인 김두관, 강창일, 이종걸 의원(왼쪽부터)이 24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개헌에 대한 대선주자와 지도부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우상호 원내대표(왼쪽 세번째)에게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 전 대표와 당 지도부는 개헌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CGV에서 영화 ‘재심’을 관람한 뒤 기자들과 만나 “개헌 논의는 국민이 참여한 가운데 폭넓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정치인들끼리 모여 개헌 방향을 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오만한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개헌파의 입장 요구에 대해선 “내년 지방선거 때 함께 국민투표를 하자는 로드맵을 밝히는 등 여러 차례 입장을 냈다”며 “이렇게 시기까지 밝힌 사람은 잘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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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표와 당 지도부가 개헌에 부정적 입장이어서 민주당이 개헌 의총에서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독자적인 힘으로 권력 장출이 어려운 세력들이 개헌을 이합집산을 위한 전략적 도구로 이용한다는 게 당 지도부의 판단이다.
민주당 개헌파가 개헌 당론 채택 불발에 반발해 여야 3당이 추진하는 단일 개헌안 마련에 참여할지도 미지수다. 개헌파가 단일 개헌안 작성에 합류할 경우 해당 행위가 될 수 있어 탈당을 각오하지 않는 한 참여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여야 3당은 민주당 개헌파에 보조를 맞추며 문 전 대표를 비판했다. 개헌파를 우군으로 끌어들여 문 전 대표를 고립시키는 ‘반문 연합군’을 결성하겠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가시화하는 조기 대선을 ‘친문 대 반문’ 구도로 만들어 ‘문재인 대세론’을 흔들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당장 지지율이 높게 나온다고 대선 전 개헌에 반대하는 대선주자는 개혁에 저항하는 수구세력”이라고 꼬집었고, 국민의당 문병호 최고위원도 “문 전 대표가 속으로 개헌을 반대하고 있는 이유는 오직 대통령에 눈이 멀어서”라고 힐난했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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