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고속도로를 타고 횡성을 지나 평창 가는 길 우측 산 중턱을 보면 ‘2018 동계올림픽’이라는 하얀색 대형 글씨가 써있다. 올림픽이 끝나고 12일 뒤면 패럴림픽이 열리는데 대형 글씨판에는 올림픽만 강조돼 있다. 2년 전 체육부에 와서 줄곧 장애인체육을 담당하는 기자에겐 마음 한구석이 아픈 문구다. 하물며 장애인체육 선수들과 관계자들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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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면 평창휴게소 인근에서 촬영된 사진. 산 중턱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란 홍보 문구가 써있다. ‘패럴림픽’은 문구에서 빠져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
얼마 전 대한장애인체육회에서 평창 조직위로 파견 갔던 직원 3명이 다시 돌아왔다. 조직위에서 패럴림픽을 소홀히 여기자 참다 못한 김 전 회장이 내린 조치였다. 이들은 조직위가 패럴림픽부를 패럴림픽국으로 격상한다는 약속을 받고 24일 조직위로 복귀했다.
그러나 단순히 조직 명칭이 패럴림픽국이 된다고 해서 쉽게 풀릴 문제는 아니다. 조직위뿐 아니라 강원도 그리고 개최도시인 평창군 등 역시 홍보물을 제작할 때 패럴림픽을 자주 간과한다. 조직위 일부 공문에서는 명칭에서 패럴림픽을 아예 빼버린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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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위원회 공식 계정과 도쿄올림픽 및 패럴림픽위원회 공식 계정 비교. 평창은 올림픽만 명시돼 있고 도쿄는 패럴림픽도 함께 들어가 있다. 유튜브 캡처 |
1896년 막을 올린 올림픽과 달리 패럴림픽은 1960년 시작했다. 출발은 다소 늦었지만 패럴림픽의 위상은 올림픽 못지않다. 지난해 리우올림픽에는 206개국 1만900여명이 참가했는데 리우패럴림픽에는 177개국 4350여명이 출전했다. 올림픽은 총 610만장 중 90%, 패럴림픽은 330만장 중 86%가 판매될 정도로 리우시민들은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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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창 기자 |
최형창 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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